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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 GV1001, 알츠하이머 임상2상 결과 앞두고 확인된 결정적 두 단서

등록 2025-11-03 오전 9: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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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젬백스앤카엘의 GV1001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GV1001은 과거 알츠하이머 국내 임상 2상을 성공한 바 있고, 최근 연구에서 치매 원인이 되는 병리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GV1001은 세포 수명과 관련한 텔로머라제의 16개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진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다. 이미지는 GV1001의 기원을 형상화한 이미지다. (갈무리=김지완 기자)


    31일 젬백스(082270)에 따르면, 회사는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펩타이드 기반)의 글로벌 임상 2상(CSR) 결과를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미국·유럽 7개국 43개 기관에서 경증 및 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 총 199명을 대상으로 약 50주 동안 진행됐다. 용량군은 0.56㎎ 및 1.12㎎, 위약군 등 3개다. 평가 지표는 인지능력 및 일상생활 기능 중심으로 설계됐다.

    국내 2상서 이미 ‘유효성 입증’

    이번 임상 성공을 관측하는 첫 번째 힌트는 GV1001의 알츠하이머 적응증 국내 임상 2상 결과다.

    젬백스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한양대 구리병원을 포함한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GV1001에 대해 알츠하이머 적응증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중등도부터 중증까지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도네페질을 3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0.56㎎ 또는 1.12㎎을 6개월 간 피하 투여했다.

    임상 2상은 효능을 입증했다.

    임상 1차 평가지표인 중증장애점수(SIB)는 도네페질을 단독 투여한 대조군 대비 GV1001을 1.12㎎ 투여한 시험군에서 7.11점 차이를 보였다.

    당시 임상에 참여했던 고성호 한양대의대 신경과 교수는 “GV1001 투약군에서 탁월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상 과정에 충실히 따라온 환자들에게 더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SIB는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지표다. 총점은 100점 만점,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좋다는 의미다. 중증 환자들은 6개월~1년 사이에 보통 5~10점 정도 자연 저하된다. 즉, 점수 유지 자체가 치료 효과로 간주된다.

    의료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도네페질을 6개월간 투약하면 SIB 점수가 1~3점 가량 오른다. 중증 치매에 사용하는 메만팀 역시 6개월 투약에 점수는 1~2점 상승에 그친다.

    정리하자면, 알츠하이머 치료는 점수 유지가 목표인데, GV1001은 인지기능이 실제 향상됐다. 임상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3점 이상 개선이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GV1001의 7.11점 개선은 기존 치료제 대비 2~5배 이상 큰 개선폭이다. 7.11점 개선은 환자 일생생활 기능 변화가 체감될 수준이다.

    ‘병의 뿌리’ 흔든다… 타우 단백질 제어 확인

    두 번째 힌트는 GV1001이 질병의 근본 병리 기전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데이터가 최근 공개됐다는 점이다.

    이지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교수는 지난 2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진행성핵상마비(PSP) 환자 대상 연구에서 GV1001 투약군의 혈액 및 뇌척수액 분석 결과, 타우 단백질(p-tau181, p-tau217) 지표가 뚜렷이 상승하고, 신경손상 지표인 NFL은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상교세포 농도 하락도 수반됐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희귀질환센터장)가 지난 2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이노베이션파크 ‘GV1001 중개·임상연구 학술토론회’에서 ‘최근 PSP 치료제 개발 및 GV1001 임상시험의 진전’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이다. 이 교수는 GV1001을 투약받은 PSP 환자 혈액과 뇌척수액을 분석했다. (사진=삼성제약)


    PSP는 ‘타우병증’의 일종으로, 뇌세포 안에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점차 죽어가는 희귀 퇴행성 뇌질환이다. 즉, 타우가 쌓이면 신경세포가 마비되고, 결국 뇌의 운동·언어·인지 기능이 무너진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GV1001을 투여한 환자들의 뇌척수액에서 타우 단백질이 뇌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뇌 속에 갇혀 있던 ‘독성 찌꺼기’(비정상 타우)가 치료 과정에서 실제로 배출되고 있다는 생체학적 신호로 해석된다.

    성상교세포 농도 하락은 뇌 속 염증반응이 완화되고 신경세포 환경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GV1001이 뇌 속 청소부 역할을 하며 손상된 단백질을 제거하고, 신경세포의 손상을 줄이며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결과는 GV1001이 단순히 증상 악화를 늦추는 ‘보조적 치료제’ 수준이 아니라, 질병의 뿌리를 건드리는 ‘질병조절치료제’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신호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처럼 타우 단백질이 핵심 병리로 작용하는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GV1001 확장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김상재 젬백스 고문(창업주)은 “루게릭병, 진행성핵상마비,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은 모두 ‘타우병증’으로, 근본 원인은 같지만 겉으로 발현되는 부위만 다르다”며 “마치 염증이 코로 나오면 콧물이 되고, 입으로 나오면 가래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효능 입증되면 3조 ‘잭팟’

    예상대로 GV1001 임상 2상이 성공한다면 기술수출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 단계에서 인지기능(SIB), 행동증상(NPI), 병리지표(타우, NFL) 등 ‘3중 근거’ 가 확보되면,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패러다임이 증상 완화제에서 병리조절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도 희소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2023년 승인받은 레켐비(레카네맙)와 2024년 허가받은 도나네맙 등 질병조절치료제들은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는 효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따르고 부작용 문제가 대두됐다. GV1001이 안전성과 더불어 효능 우위를 보인다면 빅파마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AC이뮨-다케다, 로슈-상가모 기술이전 사례에서 보면, 알츠하이머 임상 2상에서 명확한 효능이 확인되면 선급금 5000만~2억달러(713억~2852억원), 마일스톤 10억~20억달러(1조5000~3조원)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50억달러(7조1230억원) 에서 2030년 100억달러(14조25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은 희귀질환과 달리 3상 단계에서 대규모 확증 임상시험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적응증”이라며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규제 전략까지 모든 측면에서 신중한 준비가 필수적인만큼 상업화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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