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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차세대 파이프라인...미래 가치도 ‘쑥쑥’[엔솔바이오 대해부]②

등록 2025-07-03 오전 8: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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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코넥스 대장주에 올라선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은 퇴행성디스크치료제 등 기존 성공적인 파이프라인을 이을 후보물질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다. 신약개발업체로서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이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엔솔바이오는 펩타이드에 기반한 난치병치료제로 차별성을 확보해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펩타이드는 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NH-CO-)으로 이뤄진 화합물이다. 단백질치료제 대비 낮은 제조원가와 우수한 조직 침투 성능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낮은 독성, 높은 특이성을 보여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펩타이드치료제 시장은 2019년 280억 달러(약 38조원)에서 2027년 690억 달러(약 93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인공지능(AI) 기반 펩타이드 탐색 시스템(EPDS) 개념도.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알츠하이머병·항암제도 차별성으로 승부

    좀 더 구체적으로 엔솔바이오의 차기 핵심 파이프라인에는 항암 펩타이드 ‘D1K’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M1K’ 등이 있다. M1K의 경우 이미 전임상 연구를 통해 기억력 회복, 뇌 염증 억제, 혈액-뇌 장벽(BBB) 보호 등 다중 치료 기전을 확인하며, 차세대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M1K는 기존 치료제들과 작용 방식부터 다르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제거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법은 수십 년간 실패를 반복해왔다. 반면 M1K는 ‘최종당화산물 수용체’(RAGE)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택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포함한 당화물질이 RAGE와 결합하면 염증, 산화스트레스, 섬유화 등을 유발해 치매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질환, 골다공증 등의 원인이 된다. 특히 RAGE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뇌 유입에 관여하며, 염증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차단하는 방식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원인을 보다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접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엔솔바이오는 한국뇌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한 모리스수중미로(MWM) 실험에서 M1K의 인지 기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치매 마우스 모델에서는 기억력과 공간 인식 능력이 정상 수준이 됐으며, 중등도 모델에서도 거의 정상에 근접한 상태가 됐다. 투여 기간이 3개월 일때보다 5개월 이상일 때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약물의 작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며 발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M1K가 단기적 증상 개선이 아닌 ‘질병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약효의 기전적 근거도 확보됐다. 해당 연구팀은 M1K를 투여한 실험용 쥐의 뇌 조직을 1년 넘게 염색·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신경 염증 반응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염증 유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1형 반응성 성상세포’의 수와 크기가 줄어들고, 대표 염증 지표인 GFAP와 C3의 발현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M1K가 단순히 아밀로이드 베타만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뇌 환경 전반의 염증과 세포 스트레스를 완화해 인지 기능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M1K는 높은 평을 받았다. M1K는 5개의 생체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짧은 펩타이드(5-mer)로 정맥 주사로 투여되며, 혈중 반감기는 약 2분에 불과하다. 약물이 뇌에 도달한 후 혈액 내에 남는 약물은 빠르게 분해돼 체내 축적이나 독성 우려가 적다는 뜻이다. 데이터로 드러난다. M1K는 BBB를 통과한 후 5분 내에 뇌 조직에서 검출됐으며, 혈중 농도는 급격히 낮아졌다. 이는 과거 유사 기전으로 개발됐던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화이자의 ‘아젤리라곤’(Azeliragon)과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아젤리라곤은 BBB를 통과했지만, 혈중에 약물이 고농도로 남아 있어 임상에서 고용량 투여군에서 혼란, 낙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반면 M1K는 짧은 반감기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원천 차단했고, 전임상 독성 실험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엔솔바이오는 약 7년에 걸친 M1K의 전임상 과정을 통해 작용 기전, 효능, 안전성을 모두 검증했다. 우수실험관리기준(GLP) 수준의 독성시험도 완료했으며,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뇌 질환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장벽으로 꼽히는 BBB 통과 문제를 해결한 동시에, 인지 기능 정상화와 염증 억제라는 기능적 개선 효과를 함께 확보한 점에서 시장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1K가 향후 임상 1상을 통해 유사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경우, 국내외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혹은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환자 수 증가와 맞물려 연간 수십조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들은 유망한 후보물질 확보에 적극적이다.

    (자료=엔솔바이오사이언스)


    D1K 상업적 가치 커...성공 여부에 미래 달려

    D1K도 엔솔바이오의 미래 가치를 담보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엔솔바이오는 지난 5월 ‘트롭투(’Trop2, 세포막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암 조직에서 과발현)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을 위한 펩타이드 운반체 D1K가 타깃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실제 암세포 내부로도 잘 들어간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D1K의 가장 큰 장점은 트롭투에 강하게 결합하는 동시에 이를 발판 삼아 암세포 내부로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타깃 결합을 넘어, 항암 약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D1K는 분자가 작아 종양 조직 내부로 더 쉽게 침투한다. 항체 대비 면역반응 유발 가능성도 작아 반복 투여도 용이하다. 화학합성이 가능해 대량생산 비용도 낮다는 점은 향후 상업화 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엔솔바이오는 현재 D1K에 링커(linker)와 항암 약물(payload)을 결합해 만든 펩타이드-약물 접합체(PDC) 형태로 암세포 사멸 능력을 확인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은 ‘운반체가 타깃을 정확히 찾아가고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느냐’와 ‘해당 약물이 실제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느냐’를 검증하는 단계다. 이 결과에 따라 D1K 기반의 PDC는 항체-약물 접합체(ADC)가 지닌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정밀 항암 신약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 트롭투는 비소세포폐암뿐 아니라 유방암, 췌장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타깃이기 때문에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매우 넓다.

    특히 PDC는 ADC와 유사하지만, 타깃 작용 기전이 항체가 아닌 펩타이드라는 차이가 있다. ADC의 큰 장점은 기존 화학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 각광받고 있다.

    PDC는 여기에 더해 ADC 대비 분자량이 작고 조직 침투성이 좋으며, 합성하고 정제하는 게 쉬워 생산 비용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PDC는 ADC를 잇는 차세대 항암제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PDC 시장 규모는 2022년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000억원)에서 2030년에는 103억 2000만 달러(14조원)로 연평균 30.2% 성장한다.

    엔솔바이오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펩타이드 탐색 시스템(EPDS)에 기반해 PDC 부문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EPDS는 단백질 구조 정보를 활용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결합 가능성이 높은 펩타이드를 가상 환경에서 빠르게 도출해낸다. 일주일도 안 된 시간에 트롭투와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D1K를 비롯한 펩타이드 후보 5종을 찾아냈을 정도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PDC는 펩타이드의 고유한 특징인 약물동태학의 쉬운 제어, 낮은 면역원성, 표적에 대한 비교적 쉬운 복합화 등으로 운반체로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며 “펩타이드 실험 결과가 예상대로 잘 나오면 ADC 전문기업들과 PDC 개발 협력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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