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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꺼지는 바이오]④“죽음의 계곡이 뭐예요?” 잘나가는 바이오·헬스 공통점

등록 2025-07-04 오전 9:05:00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한 17곳…AI·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강세’
    “기술력과 매출 확보가 기본…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도 갖춰야”
    VC 투자 전략 변화…사모펀드는 제한적 관심, 벌처펀드는 접점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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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바이오 투자 혹한기에도 수백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있어 주목을 받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뛰어난 기술력과 매출 기반이 확보된 곳들이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한 17곳…AI·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강세’

3일 이데일리가 자체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1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전통적인 신약개발사보다는 의료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헬스케어 등 의료기기업체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신약개발사라 하더라도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과 매출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된 곳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 A, B 초기 단계보다는 시리즈 C, 상장 전 투자(프리IPO) 단계에서 투자가 활발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이 조금 살아나니까 시리즈 C, 프리IPO 라운드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시리즈 A, B 단계로 가면 아직도 바이오벤처의 투자 유치가 많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일단 기술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같고 인공지능(AI)이나 뜨고 있는 플랫폼 기술 등 성장성 있는 분야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것 같다”며 “이제는 매출이 소액이라도 나오는 곳이어야 투자가 잘 된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기술력과 매출 확보가 기본…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도 갖춰야”

올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액을 모으는데 성공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셀락바이오였다. 셀락바이오는 지난해 창업한 회사지만 시리즈 A단계임에도 무려 5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K-뷰티’의 인기를 방증했다. 셀락바이오는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으로 콜라겐 재생과 신개념 필러 등 자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필러 업체들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휴젤(145020) 출신 경영인들이 뭉쳐 창업한 회사라는 점도 투자자들이 몰리게 한 요인이었다.

신약개발사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에임드바이오는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신약후보물질 AMB302을 기술이전하며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 에임드바이오는 2023년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았던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지난달 초 프리IPO 유치를 마치면서 누적 투자액 1135억원을 기록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지난달 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도 A, A 등급을 받으면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투자액(486억원)을 유치한 기업은 리브스메드로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TM)을 개발한 업체이다. 아티텐셜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인허가를 모두 획득해 72개국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탄탄한 매출 기반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브스메드는 최근 프리IPO를 마무리하며 83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초기 단계에서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은 신약개발사인 다안바이오도 주목할 만하다. 시리즈 A단계에서 120억원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다안바이오는 국산 신약 렉라자의 허가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종양내과 교수가 2020년 설립한 바이오벤처이다. 초기 단계라 글로벌 기술수출 실적은 없지만 설립 1년 여 만에 리가켐바이오(141080), 지씨셀(144510)에 항체를 기술이전하며 사업화 가능성을 보였다.

변화하는 벤처캐피털의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전략

이러한 변화는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의 변화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포트폴리오(자산배분)을 다양하게 분산한 벤처캐피털와 그렇지 않았던 벤처캐피털들의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제약·바이오 벤처에 올인했던 벤처캐피털들과 트렌드를 추종하던 벤처캐피털들이 ‘쪽박’을 차는 사이 포트폴리오를 업종별로 잘 배분해둔 벤처캐피털들은 선방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든 바이오업황을 기회로 삼는 분야는 어딜까? 현재로서 뚜렷한 수혜 업종을 찾아보긴 어렵다는 게 바이오업계와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대기업이나 제약사 등이 저평가된 바이오텍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에 대기업이나 제약사들이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국내 바이오벤처를 전부 검토했었다”며 “당시 대부분 인수합병이 성사가 안 되기도 했고 한 번 검토를 했기 때문에 당분간 바이오벤처가 인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경우 바이오벤처보다는 이미 수익성이 검증된 미용의료기기업체의 인수합병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독수리(vulture)처럼 위기에 처한 기업이나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고수익형 투자 펀드인 벌처 펀드의 경우 바이오벤처와는 겹치는 영역이 없어 입질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섹터 특성과 벌처펀드의 플레이가 안 맞는다”며 “신약 파이프라인은 임상에 실패하고 나면 되살릴 수가 없다.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기업이 고꾸라지면 다시 살아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벌처펀드와 겹치는 영역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장사 지위를 노리는 기업들이 경영난에 처한 바이오 상장사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헤지펀드 파라택시스홀딩스의 계열사 파라택시스 코리아펀드는 브릿지바이오를 인수해 디지털 자산 운용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타이어뱅크는 파멥신을 인수해 사업목적에 타이어·자동차부품 판매업을 포함시키며 우회상장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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