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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료기기의 반격, 시장 판도 뒤흔드는 업체들 공통점은

등록 2025-10-17 오전 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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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외산 제품 일색이던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한 파인메딕스(387570)와 마이크로트가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대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의료 현장의 세밀한 요구를 제품 설계에 반영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왼쪽부터)전성우 파인메딕스 대표, 한종철 마이크로트 대표. 사진= 각사 제공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내시경 시술기구 기업 파인메딕스와 녹내장 임플란트 기업 마이크로트가 글로벌 제품 위주인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파인메딕스는 2010년 첫 제품 출시 이후 일본 제품이 70% 이상을 차지하던 내시경 시술기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약 25%까지 끌어올렸다. 2023년 녹내장 임플란트 ‘에이스트림(A-stream)’을 출시한 마이크로트는 2년여 만에 국내 5대 병원에 모두 도입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두 회사 창업자 모두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느낀 불편함을 기술로 풀어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의료진의 개선 요구가 좀처럼 반영되지 않던 환경에서, ‘의사가 직접 만든 기술’이라는 새로운 접근으로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의료기기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사실상 주도해왔다. 고난도 시술이나 정밀 기구는 수입 제품 의존도가 7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의료 현장의 요구가 본사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되기 어렵고, 실제 제품 개선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피드백이 신속하게 반영된 국산 제품이 등장하자 입소문을 타고 ‘갈아타는’ 의료진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시술 시간·가격 모두 파격 단축

    파인메딕스는 일본 제품이 주를 이루는 내시경 시술기구 시장에서 즉각적인 의사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전성우 대표(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객 피드백이 들어오면 즉시 반영한다는 게 회사 모토”라며 “특히 빠른 A/S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빠른 피드백 반영으로 탄생한 국산 제품 ‘클리어컷 나이프 H-타입’과 ‘클리어젯 인젝터’는 출시 후 누적 8만개 이상 판매되며 약 2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 외산 독점 구조에 균열을 냈다. 두 제품 모두 외산 대비 정밀도는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파인메딕스는 일본과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4분기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형 박리술용 나이프의 품목허가를, 중국에서는 내년 상반기 클리어팁을 포함한 2개 제품의 허가를 각각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클리어팁 2세대 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

    미세 실로 수술 후 ‘난제’ 해결

    삼성서울병원 안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한종철 마이크로트 대표 역시 기존 글로벌 제품에 제기한 피드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직접 개발에 나섰다.

    마이크로트가 2023년 10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에이스트림은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조절하기 위해 눈 속에 삽입하는 초소형 임플란트로, 기존 수술의 부작용과 회복 기간 문제를 개선한 미세침습 녹내장 수술용(MIBS) 의료기기다.

    한 대표는 “기존 제품은 내경이 좁아 시간이 지나면 막히거나, 반대로 내경이 넓은 제품은 초기에 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의사들이 불편을 호소해도 설계가 바뀌지 않아 결국 스스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 모양의 부품을 임시로 삽입하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이 부품이 수술 초기에는 눈 속의 액체 흐름을 조절해 수술 직후 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작용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외래에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개발된 에이스트림은 수술 초기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막힘 없이 일정한 안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실적 면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인메딕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억1700만원으로 74%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75%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매출 약 100억원, 영업손실 29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 120억~150억원을 목표로 첫 흑자 전환을 예고했다.

    제품 상용화 2년 차에 접어든 마이크로트도 빠르게 수익화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두 자릿수(억 원대) 매출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손익분기점(BEP) 달성과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트는 현재 FDA 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IDE)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28년 말 FDA 승인을 거쳐 2029년 미국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며, 향후 2~3년 내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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