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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엘라히어' 기대치 밑돌아도 승인...‘레고켐·ABL’은 방긋, 왜?

등록 2022-11-18 오전 9:30:47
    美이뮤노젠 ADC 신약 '엘라히어' 가속승인...일부 효과 미비, 부작용 이슈도 극복
    FDA 측, "난소암 대상 치료옵션 필요성 大...'수트로·머크·시스톤'도 도전
    시스톤 'CS5001' 기술수출한 '레고켐·ABL'..."엘라히어 경쟁 약물 후보 多"

이 기사는 2022년11월18일 9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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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국 바이오기업 이뮤노젠이 개발한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엘라히어’를 가속 승인했다. 이 약물의 효과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데다 부작용 이슈까지 있었지만, 허가 문턱을 결국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외 난소암 ADC 약물 개발사도 부쩍 반기는 모양새다. 미국 수트로 바이오파마와 머크(MSD), 국내 레고켐바이오(141080)에이비엘바이오(298380) 등이 개발한 ADC 신약 후보들도 미국에서 난소암 관련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이뮤노젠이 개발한 난소암 대상 항체약물접합(ADC) ‘엘라히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부터 가속승인됐다.(제공=이뮤노젠)


지난 14일(현지시간) FDA는 ‘엽산수용체알파’(FRα) 양성 백금 저항성 난소암을 앓는 성인 환자에게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투시맙 소라프탄신)를 4차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2세대 ADC 기술로 탄생한 엘라히어는 해당 적응증으로 승인된 첫 신약이다. 이뮤노젠에 따르면 엘라히어는 FRα를 타깃하는 항체와 암세포의 미세소관 형성에 관여하는 튜불린 저해제 ‘ DM4’를 접합시킨 물질이다.

2019년 이뮤노젠이 공개한 엘라히어의 임상 3상 결과, 대조군인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무맙) 투여군과 비교할 때, 엘라히어 투여군에서 1차 종결지표(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2차 종결지표인 전체 반응률(ORR)은 엘라히어 투여군에서 24%로 대조군(12%) 보다 2배 높았지만, 이 역시 목표 지점에 이르지 못한 수치였다. 당시 이뮤노젠이 FDA에 이 물질에 대한 사용 승인 신청을 진행했지만, 곧바로 거부됐다.

이후 이뮤노젠은 FRα가 높게 나타나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 대상 추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차 지표로 설정한 ORR이 32%로 높게 나왔다. 2차 지표로 설정한 ‘반응지속시간’(DoR)은 6.9개월로 기준치를 충족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엘라히어의 추가 임상에서도 PFS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해당 임상에 참여한 환자(106명) 중 과반 이상에서 시각 손상, 각막병증 등 안과 관련 부작용이 나와 허가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런데도 FDA 측은 “FRα 고발현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엘라히어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난소암 환자의 90%에서 FRα가 발현하며, 약 40%의 환자는 매우 많은 양이 나타난다. 상당한 수의 난소암 환자가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겨, 치료 옵션의 부재를 겪고 있는 있다. 이뮤노젠은 453명 대상 확증 임상을 통해 엘라히어의 정식 승인 심사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마크 예디 이뮤노젠 대표는 “FRα 양성 난소암 환자의 표준치료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아바스틴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도 쓸 수 있는 치료제”라고 자신했다.

고형암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항체치료제인 아바스틴 사용 시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이런 환자가 사용가능한 엘라히어가 미국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개발되는 오가노이드 기반 임상 평가 플랫폼 등을 활용해 투약 전에 부작용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미비한 점이 나타난 엘라히어가 승인되면서 난소암 ADC 개발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수트로 바이오파마(수트로)다.

수트로는 엘라히어와 같은 FRα를 타깃 항체를 사용한 ADC 후보 ‘STRO-002’의 임상 1상을 2020년부터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의 결과는 내년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는 미국 나스닥에 ‘STRO’라는 코드명으로 상장됐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4억3400만 달러(한화 약 5806억원)에 달한다.

한편 머크(MSD)와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 중국 시스톤 파마슈티컬즈(시스톤)는 미국에서 ROR1을 타깃하는 난소암 ADC 치료제 후보 물질의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ROR1은 백혈병이나 비호지킨 림프종 등 혈액암부터 유방암, 폐암, 난소암 등 고형암까지 여러 암 세포 표면에서 폭넓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의 MK2140는 난소암 등 고형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도 자사 NBE-002의 고형암 대상 임상 1/2상을 진행한다. 시스톤은 지난 1월 CS5001에 대해 림프종 및 고형암 대상 임상을 승인받았다.

중국 시스톤 파마슈티컬스가 자사 후보물질 CS5001에 대해 림프종 및 고형암 대상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CS5001은 2020년 국내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가 공동으로 개발한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후보물질이다.(제공=각 사)


이중 시스톤은 2020년 계약금 4000억원 규모로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가 공동개발한 ‘ABL202’(혹은 LCB71)에 대한 개발 권리를 기술이전 받아, CS5001로 새롭게 명명했다. 회사 측은 지난 3월 실제 임상에 착수했으며, 계약에 따라 일부 금액을 레고켐과 에이비엘바이오 등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톤은 내년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CS5001에 대한 중간 결과를 중간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2023년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CS5001의 경우 혈액암과 삼중음성유방암 등을 적응증으로 우선 개발된다. 현재로선 상세하게 말할 순 없으나 우리의 또다른 파트너사인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도 엘라히어와 같은 FRα 타깃 항체를 쓴 난소암 ADC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체적으로는 HER2 타깃 난소암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등 난소암을 정복하기 위한 ADC 개발사의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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