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제약국부론] 골리앗 제압한 바이오 강소기업의 비책
등록 2025-03-09 오전 9:10:09
-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점유율,실적 1위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대기업 무력화
메이저 CDMO 기업들 소품종 대량생산 진입 난이
17개 고객사,프로젝트 33건 수주 성과(400억원)
장종욱 대표 “CDMO에서 이익내고 신약개발 투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 기사는 2025년3월9일 9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
대표적인 경우가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적용해야하는 비즈니스다. 규모의 경제를 강점으로 하는 거대 기업 입장에서는 손이 많이 가면서도 매출과 이익이 상대적으로 작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는 채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을 선호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거대 기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는 점에서 착안, 사업초기부터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 화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엔셀(456070)이 그 주인공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환자 1명만을 위한 맞춤형이기에, 다품종 소량생산으로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대신 약가는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초고가이다. 단품 위주 생산이어서 거대기업이 필수조건으로 여기는 규모의 경제가 전혀 먹혀들지 않는 분야다. 이 덕택에 이엔셀은 이 분야에서 거대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지 않으면서 지금껏 고객사 17곳으로부터 CDMO 프로젝트 33건(400억원)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
“CDMO를 신사업으로 확장한 기업들과 달리, 설립 단계부터 대표적 다품목 소량생산 분야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를 사업모델로 회사를 구축했다. 이제는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트랙 레코드 뿐 아니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시스템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은 고객사가 CDMO 파트너를 선정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며, 수주 경쟁에서도 강점이 되고 있다.”
장대표는 바이오 벤처로서 언제 맞닥뜨릴지 모를 거대기업과 경쟁을 원천 차단하고자 아예 사업 초기부터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방어벽을 구축하는 전략이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면에서 보면 다품종 소량생산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비해 밀릴수 밖에 없다는 태생적 약점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한 것.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 분야에서는 덩치가 작은 기업끼리 경쟁을 하는 구조인데, 여기서 승기를 잡게되면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할수 있게 된다. 이엔셀도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분야에서 국내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장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 분야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으로 향후 성장성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생화학과(학·석사),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박사)를 졸업한 장대표는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융합의과학과 교수직을 겸하고 있다. 20여년간 줄기세포치료제라는 한우물을 파온 경험과 노하우가 이엔셀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초기 단계인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규모는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3년 31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33.1% 증가, 174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Frost&Sullivan).
“바이오벤처로서 노바티스,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수주 계약을 늘려가면서 지속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분야에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할수 있는가보다, 얼마나 잘 생산해낼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엔셀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엔셀은 현재 임상 등급의 세포치료제와 바이러스벡터(AAV)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CDMO 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엔셀은 글로벌 수준의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허가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공장을 삼성서울병원과 경기도 하남 등에서 운영하고있다.
“CDMO 사업으로 이익을 내고, 이를 다시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CGT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
장대표가 CGT CDMO와 더불어 미래핵심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EN001)다. EN001은 샤코마리투스병과 뒤센 근위축증 등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다. 올해 임상 2a 단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EN001의 안전성을 검증했다. 6명의 샤코마리투스병 고용량 환자군에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능을 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다품종 소량생산 사업 모델에 대해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평가절하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 거대 자본이 함부로 뛰어들수 없는 이 분야는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도약할수 있는 대표적 블루오션이다.”
류성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