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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4월27일 9시5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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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내 진단업체들이 미국 진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클리아 인증 실험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는 별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없이도 자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장 잠식이 예상됐었다.
투자비 감당 어려워 ‘되팔기’ 검토
22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차세대염기서열(NGS) 기반 진단기업 엔젠바이오(354200)는 지난해 인수한 클리아 인증 실험실 매각을 검토 중이다. 엔젠바이오는 2023년 7월 설립한 엔젠바이오AI를 통해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클리아 인증 실험실을 인수한 바 있다.
엔젠바이오는 엔젠바이오AI를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 출신 신약 개발 전문가를 영입하고 클리아 실험실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엔젠바이오AI는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기술 전문 기업으로 미국 내에서도 고성능 질량분석장비를 보유한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산을 글로벌 기업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해당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구조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며 “현재 회사의 재무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했을 때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 영업손실 168% 증가
중대형 클리아 인증 실험실들을 여러 곳 인수한 후 영업적자 폭이 커진 기업도 있다. 랩지노믹스(084650)는 2023년 7월과 2024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클리아 인증 실험실인 QDx와 IMD를 인수했다. IMD의 경우 미국 새크라멘토·오로라·버클리에 각각 실험실을 두고 있기 때문에 랩지노믹스가 인수한 실험실은 모두 4곳이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알려진 중대형 실험실이다.
하지만 랩지노믹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대신증권은 랩지노믹스 예상 영업적자를 66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가 있는 수치다.
이데일리는 랩지노믹스 측에 손실 폭이 급증한 배경을 물었으나 회사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2024년도 랩지노믹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적자가 지속된 이유는 ‘미국 클리아랩 인수 등에 따른 일회성 비경상적 비용 등의 증가’다.
랩지노믹스는 지난해 3월 25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미국 진출 등으로 2024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랩지노믹스 2024년 매출은 859억원, 그 중 분자진단·유전자검사서비스 해외 매출은 지난해 약 508억원이다. 당시 회사는 현지 클리아 랩을 100% 자회사로 인수할 계획이기 때문에 해당 연구소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돼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토젠(217330)도 지난 2022년 12월 약 95억원을 들여 엑스퍼톡스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2022년 엑스퍼톡스 매출은 1억원, 2023년 23억원, 2024년에는 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엑스퍼톡스의 당기순손실은 2023년 적자전환해 8억원, 2024년 18억원으로 나타내면서 손실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회사는 클리아랩을 인수할 때만 해도 2021년 기준 300만 달러(약 43억원) 수준 매출과 20% 이상 순이익률을 기록한 건실한 곳이라고 평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토젠 측은 클리아랩 인수 후 매출이 2년 연속 20억원 대에 그치는 반면, 당기순손실 폭은 커지는 배경을 물었으나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인수 후 적자, 왜?
진단업계는 클리아 인증 실험실을 인수했다고 해서 곧바로 매출 급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부분 진단업체는 단순히 검사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것 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장비나 검사 플랫폼을 시장에 바로 내놓으려는 의도다. 그러려면 기존 실험실 장비를 교체하거나 대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다 장비 투자 비용 외에도 세무나 법무·컨설팅 등 부가적인 비용도 소요된다. 현지 회계법인을 통한 인수 과정에 필요한 실사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 진단업체 대표는 “장비 뿐 아니라 검사 인력도 새로 확보해야 한다”며 “신사업을 하기 위한 투자비용이 기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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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차세대염기서열(NGS) 기반 진단기업 엔젠바이오(354200)는 지난해 인수한 클리아 인증 실험실 매각을 검토 중이다. 엔젠바이오는 2023년 7월 설립한 엔젠바이오AI를 통해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클리아 인증 실험실을 인수한 바 있다.
엔젠바이오는 엔젠바이오AI를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 출신 신약 개발 전문가를 영입하고 클리아 실험실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엔젠바이오AI는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기술 전문 기업으로 미국 내에서도 고성능 질량분석장비를 보유한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산을 글로벌 기업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해당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구조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며 “현재 회사의 재무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했을 때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 영업손실 168% 증가
중대형 클리아 인증 실험실들을 여러 곳 인수한 후 영업적자 폭이 커진 기업도 있다. 랩지노믹스(084650)는 2023년 7월과 2024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클리아 인증 실험실인 QDx와 IMD를 인수했다. IMD의 경우 미국 새크라멘토·오로라·버클리에 각각 실험실을 두고 있기 때문에 랩지노믹스가 인수한 실험실은 모두 4곳이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알려진 중대형 실험실이다.
하지만 랩지노믹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대신증권은 랩지노믹스 예상 영업적자를 66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가 있는 수치다.
이데일리는 랩지노믹스 측에 손실 폭이 급증한 배경을 물었으나 회사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2024년도 랩지노믹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적자가 지속된 이유는 ‘미국 클리아랩 인수 등에 따른 일회성 비경상적 비용 등의 증가’다.
랩지노믹스는 지난해 3월 25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미국 진출 등으로 2024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랩지노믹스 2024년 매출은 859억원, 그 중 분자진단·유전자검사서비스 해외 매출은 지난해 약 508억원이다. 당시 회사는 현지 클리아 랩을 100% 자회사로 인수할 계획이기 때문에 해당 연구소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돼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토젠(217330)도 지난 2022년 12월 약 95억원을 들여 엑스퍼톡스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2022년 엑스퍼톡스 매출은 1억원, 2023년 23억원, 2024년에는 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엑스퍼톡스의 당기순손실은 2023년 적자전환해 8억원, 2024년 18억원으로 나타내면서 손실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회사는 클리아랩을 인수할 때만 해도 2021년 기준 300만 달러(약 43억원) 수준 매출과 20% 이상 순이익률을 기록한 건실한 곳이라고 평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토젠 측은 클리아랩 인수 후 매출이 2년 연속 20억원 대에 그치는 반면, 당기순손실 폭은 커지는 배경을 물었으나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인수 후 적자, 왜?
진단업계는 클리아 인증 실험실을 인수했다고 해서 곧바로 매출 급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부분 진단업체는 단순히 검사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것 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장비나 검사 플랫폼을 시장에 바로 내놓으려는 의도다. 그러려면 기존 실험실 장비를 교체하거나 대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다 장비 투자 비용 외에도 세무나 법무·컨설팅 등 부가적인 비용도 소요된다. 현지 회계법인을 통한 인수 과정에 필요한 실사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 진단업체 대표는 “장비 뿐 아니라 검사 인력도 새로 확보해야 한다”며 “신사업을 하기 위한 투자비용이 기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석지헌 c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