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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베리 악몽, 콜린 재현...최대 수혜는 ‘기넥신’

등록 2025-09-27 오전 9: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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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비치매 환자 인지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 급여재평가 탈락의 최대 수혜주로 SK케미칼(285130)의 ‘기넥신’ 등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이 떠오르고 있다. 당뇨병성 망막질환 치료제 ‘빌베리건조엑스’(이하 빌베리) 몰락의 수순을 콜린이 밟으면서 6000억원 규모 국내 비치매 환자 인지기능 개선제 시장이 은행잎추출물 의약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빌베리 처방금액 급여재평가 탈락으로 3년간 84% 감소

    23일 업계에 따르면 당뇨병에 의한 망막변성 및 눈의 혈관장애 개선에 사용되는 약물 빌베리의 처방금액은 2021년 309억원에서 2022년 191억원, 2023년 133억원, 2024년 49억원으로 매년 감소해 최근 3년간 84.1% 줄어들었다. 사실상 시장 퇴출 수준에 이른 셈이다.

    원인은 명확하다. 2021년 급여재평가 탈락이다. 이후 관련 제약사들이 행정소송으로 3년간 급여가 유지됐음에도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2024년 제약사들의 최종 패소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빈자리는 비슷한 적응증이 있는 혈관손상 및 망막병증 치료제 ‘도베실산’이 차지했다. 매출이 방증한다. 도베실산 제제의 처방금액은 2021년 133억원에서 2022년 약 252억원, 2023년 약 293억원, 2024년 314억원으로 3년간 136.1% 커졌다.

    이 같은 급여재평가 탈락으로 인한 시장 재편이 비치매 환자 인지기능 개선제 시장에서도 시작됐다. 지난 18일 대웅(003090)바이오 외 12인이 청구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일부개정고시 집행정지 청구를 서울고등법원이 기각하면서다. 앞서 복지부는 2020년 비치매 진단 환자에 대한 콜린 처방 시 본인부담률을 기존 30%에서 80%로 상향 고시한 바 있다. 콜린은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가 있는 환자들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된 약물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MCI),? 치매 초기, 뇌혈관 질환 이후 인지 저하가 우려되는 환자군에게 널리 처방돼왔다. 국내 시장 규모만 6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린 급여 축소의 원인은 콜린 제제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 부족이다. 관련 제약사들은 이에 불복해 잇달아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21일부터 콜린을 처방받을 경우 환자의 본인 부담률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콜린 400mg 제제를 기준으로 보면 월 본인부담 약제비는 기존 약 1만 4000원에서 약 3만 7000원으로 164.3% 오르게 됐다.

    SK케미칼 뇌기능개선제 ‘기넥신’. (사진=SK케미칼)


    옥시라세탐 등도 임상재평가서 효과 입증 못해...은행잎추출물은 증명

    이를 대체할 의약품으로는 기넥신과 유유제약(000220)의 타나민 등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이 꼽힌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다른 인지기능 개선제들은 임상재평가에서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반면 은행잎추출물은 다수의 임상 연구를 통해 초기치매와 경도인지장애, 그 이전 단계인 주관적기억장애까지 폭넓은 처방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뇌 혈류를 개선하고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 기전을 통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합의문을 통해 은행잎추출물을 경도인지장애의 증상 치료에서 ‘클래스(Class) I, 레벨(Level) A’로 권장되는 유일한 약제라고 밝혔다. 클래스 I는 권고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치료의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돼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레벨 A는 근거가 가장 강력한 단계로 다수의 고품질 임상시험이 뒷받침된다라는 의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KNDA데이터에 따르면 은행잎추출물 의약품 시장은 2021년 586억원, 2022년 649억원, 2023년 712억원, 2024년 777억원으로 커지고 있다. 이번 콜린의 급여재평가 탈락 확정으로 업계에서는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이 콜린을 1년 내 20% 이상의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은 복약 편의성이 높은 240mg 제형이 주로 사용되고, 1정당 약 730~750원 선에서 시중 판매되고 있다”며 “하루 1정 복용기준, 환자 부담은 월 약 2만 2000원 수준으로 콜린 제제 급여 축소 후 약제비(3만 7000원)와 비교하면 4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기넥신은 연간 1000억원 매출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체 의약품 특성상 시장 1위 제품이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4년 KNDA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잎추출물 의약품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기넥신이 1위(30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로 따지면 39.8%다. 그 뒤를 타나민(125억원, 16.1%) 등이 잇고 있다.

    기넥신은 국내 천연물신약 누적 매출 1조원 달성도 가장 먼저 이뤄낼 것으로 점쳐진다. 기넥신은 1992년 2월 첫 발매 후 2022년 처음으로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6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초 누적 매출 1조원 이상 기록은 앞으로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콜린 사태로 인해 해당 기간이 절반 이상 단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첫 천연물신약 누적 매출 1조원 달성의 경쟁 제품도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다. 천연물신약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으로 지난해 누적 매출 6000억원을 이뤄냈다.

    업계 관계자는 “콜린의 선별 급여로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약값에 대한 부담이 커져 처방이 줄 수밖에 없다”며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의 경우 최근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새로운 근거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관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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