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제국’ 릴리의 글로벌 영업 지휘봉 잡은 일리야 유파[화제의 바이오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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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패트릭 존슨 국제사업 총괄 사장이 올해 말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존슨은 1990년 스웨덴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36년간 근무한 인물이다. 후임으로 낙점된 유파는 내년 1월 1일부터 신설되는 ‘릴리 글로벌마켓’(Lilly Global Markets) 사장을 맡는다. 기존 미국사업과 국제사업을 통합해 전 세계 의약품 판매와 고객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다.
유파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 1996년 미국 툴레인대학교를 졸업하고 릴리에 재무분석가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연구개발(R&D)보다는 재무, 사업개발, 영업, 조직경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상업화 전문가다.
그는 이스라엘 법인 대표를 거쳐 미국 당뇨병 사업과 이탈리아 허브 등을 이끌었다. 특히 이탈리아 허브 대표로 재직하면서 25개국 이상의 사업을 관할했다. 이후 바이오메디슨 사업부와 국제사업을 총괄했으며, 현재는 미국 사업 및 글로벌 고객역량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미국과 해외 사업을 모두 지휘한 경험이 이번 인사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릴리가 유파에게 글로벌 영업조직을 맡긴 것은 비만치료제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릴리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올해 3분기 매출은 243억9700만달러(약 32조6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운자로 매출은 107억2300만달러(약 14조3700억원)로 65%, 젭바운드는 53억5200만달러(약 7조1700억원)로 49% 늘었다. 두 제품의 합산 매출만 160억7500만달러(약 21조54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는 규모다.
단 판매량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릴리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지만 실제 판매가격(Realized Price)은 15% 하락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판매량이 76% 늘어난 반면 실제 판매가격은 29% 떨어졌다. 중국에서 마운자로가 국가의료보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영향 등이 반영됐다. 시장 확대와 가격 하락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릴리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미국과 해외 사업 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유파 산하에는 미국, 유럽·캐나다, 인터컨티넨털, 일본, 중국, 인도 등 6개 지역 조직이 배치된다. 로라 스틸이 미국 사업 사장으로, 엘리아스 칼릴이 유럽·캐나다 사업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후속 인사도 단행됐다.
데이비드 릭스 릴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유파가 미국과 해외 사업을 모두 운영한 경험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릴리는 이러한 경험이 전 세계 고객 접점 사업을 총괄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릭스 CEO는 유임한다.
이번 조직 개편에 국내 바이오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릴리가 주요 기술이전 파트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릴리는 지난해에만 올릭스(226950)와 9117억원, 알지노믹스(476830)와 1조9000억원, 에이비엘바이오(298380)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모두 단계별 마일스톤 등을 포함한 최대 계약 규모다. 올해는 한미약품(128940)으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등 국내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국내에 ‘릴리 게이트웨이랩스’(LGL)를 설립하기로 했다.
릴리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과 외부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흥행으로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릴리는 유망 신약 후보물질과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기업 인수와 기술도입을 병행하고 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뿐 아니라 항암제, 면역질환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단 유파가 맡는 글로벌마켓은 신약 연구개발이나 기술도입보다는 판매·시장접근 전략에 초점을 둔 조직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국내 기업과의 기술이전 협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릴리와 딜을 기대하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생기면서 릴리의 인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면서도 “이번 인사는 글로벌 영업조직과 관련된 것이라 기술이전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야 유파 일라이 릴리 글로벌마켓 사장 내정자 약력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생
△1996년 미국 툴레인대학교 학사
△1996년 일라이 릴리 재무분석가 입사
△2002년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
△2008~2011년 일라이 릴리 이스라엘 법인 대표
△2017~2018년 일라이 릴리 이탈리아 허브 대표
△2018~2020년 일라이 릴리 미국 당뇨병 사업 부사장
△2020~2021년 일라이 릴리 바이오메디슨 사업부 사장
△2021~2025년 일라이 릴리 국제사업 총괄 사장
△2025년~현재 일라이 릴리 미국사업 및 글로벌 고객역량 총괄 사장
△2027년 1월 일라이 릴리 글로벌마켓 사장 취임 예정
김새미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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