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판단만 남았다”던 최호일 펩트론 대표, 본계약 불발[화제의 바이오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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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최호일 펩트론(087010) 대표가 일라이 릴리와의 후속 계약 가능성을 두고 내놓은 말이다. 그러나 약 3개월 뒤인 지난 7일 펩트론과 릴리의 2년간 기술평가 계약은 후속 상업화 계약 없이 종료됐다.
회사는 “이를 후속 상업화 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계약 형태나 시점은 제시하지 못했다. 2년간 펩트론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던 ‘릴리 본계약’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최 대표의 대응과 향후 행보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최 대표의 구체적인 소재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릴리 판단만 남았다”→“사업화 협력 검토 진행될 예정”
앞서 펩트론은 2024년 10월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물질에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약 14개월로 예정됐던 평가기간은 지난해 말 최대 24개월로 연장됐다.
시장에서는 기술평가가 끝나는 올해 10월 7일을 전후로 기술이전이나 라이선스 계약 등 후속 상업화 계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러한 기대감을 키운 것은 최 대표의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7월 “필요한 데이터는 모두 만들어 보냈고, 이제 그쪽에서 판단하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기술 검증에 필요한 데이터 전달이 사실상 마무리됐고 최종 결정권이 릴리로 넘어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난 7일 기술평가는 상업화 계약 없이 종료됐다. 펩트론은 같은 날 오후 4시 공지를 통해 릴리와의 기술평가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사업화 협력에 관한 검토와 협의는 그동안 축적된 공동연구 및 기술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사업화에 필요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될 예정”이라는 문구가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후속 사업화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 아니라 향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표현하면서 본계약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펩트론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25.80% 급락한 9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일부 주주들은 서울 문정동 사무소와 대전 본사를 찾아 회사 임원들에게 후속 계약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펩트론은 다음날인 8일 추가 공지를 내고 “기술평가 종료 시점에 후속 상업화 계약이 함께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를 후속 상업화 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추가 공지에서도 상용화 가능성과 대량생산성, 시장성, 지식재산권(IP)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양사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날 펩트론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회사의 이 같은 설명은 지난 7월 ‘데이터 전달은 끝났고 릴리 판단만 남았다’던 최 대표의 발언과 온도 차가 있다. 기술평가가 종료된 뒤에도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면 당시 발언이 시장에 본계약 임박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심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년간 키워온 ‘릴리 기대감’…이제 결과로 증명할 때
릴리와의 협력은 펩트론의 몸값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다. 펩트론 주가는 2023년 이후 한때 저점 대비 50배 넘게 상승했다. 특히 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제에 스마트데포를 적용해 투여주기를 월 1회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기업가치에 크게 반영됐다.
그러나 지난 7월 최 대표가 공동연구 대상에 터제파타이드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회사가 해명에 나섰지만 펩트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최 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인지, 진행 중이던 기술평가의 결과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인지를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제기됐다.
비슷한 시기 나타난 조직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릴리와의 소통을 포함해 글로벌 사업개발(BD)을 총괄했던 유성열 상무가 지난 7월 회사를 떠났다. 릴리와 2년간 진행해온 기술평가가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 핵심 소통 창구였던 BD 총괄이 회사를 떠나자 시장에선 후속 계약 진행 상황을 둘러싼 의구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기술평가 종료를 전후해 최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최근 최 대표가 수일간 대전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에 이데일리가 지난 8일 최 대표의 소재지를 묻자 회사 측은 “지금 대전에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위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 대표의 유럽 출장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마침 지난 6~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Milan 2026’이 열렸다. 펩트론의 BD 인력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알려졌지만 최 대표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 대표가 실제 해외 출장 중이었는지, 그렇다면 출장 목적이 릴리 또는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후속 사업개발과 관련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최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가능성’이 아닌 실제 계약으로 스마트데포의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 릴리와 후속 협상을 이어가든 다른 글로벌 제약사로 파트너를 확대하든 시장은 이제 기대보다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2년간 펩트론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릴리 스토리’가 일단 쉼표를 찍은 상황에서 최 대표가 어떤 결과물로 시장의 의구심에 답할지 주목된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 약력
△1966년 9월 28일 출생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생화학 석사·박사
△1990년 9월~1992년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1992년 5월~1997년 10월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원
△1997년 11월 펩트론 설립
△1997년 11월~현재 펩트론 대표이사
김새미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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