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빅딜’의 명암…이상훈 대표, 가족까지 미공개정보 의혹[화제의 바이오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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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에이비엘바이오 본사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당국은 회사 관계자 등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공시되기 전 자사 주식을 거래하고 계약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혐의 대상은 10명 안팎이며 부당이득 규모는 1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이상훈 대표가 직접 연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선상에 이 대표 가족과 등기임원 배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시장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15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8.01% 급락했으며, 16일에는 4.22% 추가 하락했다.
금융당국 조사에서는 가족 명의 계좌의 실제 운용자가 누구인지, 거래 당사자가 기술이전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인지했다면 어떤 경로로 전달받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 대표가 미공개정보를 가족에게 전달했거나 주식거래에 직접 관여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 계약은 공교롭게도 이상훈 대표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름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킨 ‘빅딜’들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4월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활용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 최대 1480억원을 포함해 전체 계약 규모는 4조원을 웃돈다. 계약 발표 당일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같은해 11월 일라이 릴리와 또 한 번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랩바디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모달리티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계약으로 계약금 4000만달러(약 584억원)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가 26억2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3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릴리는 에이비엘바이오에 약 22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두 계약의 최대 규모만 8조원에 육박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통해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손꼽히는 ‘딜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중항체와 BBB 셔틀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의 선택을 연이어 받아내면서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수출 역량을 입증했다.
하지만 회사를 성장시킨 기술수출 계약이 이번에는 내부통제 리스크의 출발점이 됐다. 대규모 기술이전은 계약 체결 전까지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미공개 중요 정보다. 특히 바이오기업은 기술이전이나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만큼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임직원은 물론 가족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 거래까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사태 확산 이후 연이어 주주 메시지를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회사는 16일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협조하겠다며 준법경영과 내부통제, 정보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7일에는 IR 메시지를 통해 다시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회사와 관련된 상황으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관계기관의 조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만약 대표이사가 정보 전달에 직접 관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단순한 임직원 내부통제 실패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법적·경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며 “업계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약력
△1963년 1월 22일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물발생학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분자·세포·발생생물학 박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박사후연구원
△2000~2004년 미국 카이론(Chiron·현 노바티스) 수석연구원(Principal Scientist)
△2004~2005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수석연구원(Principal Scientist)
△2005~2008년 제넨텍(Genentech) 그룹리더·연구원(Group Leader·Scientist)
△2008~2009년 엑셀리시스(Exelixis) 수석연구원·부이사( Senior Scientist II·Associate Director)
△2009~2013년 파멥신 공동창업·최고과학책임자(CSO)
△2013~2016년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 총괄·전무
△2016년~현재 에이비엘바이오 창업자·대표이사
△2022년~현재 에이비엘바이오 미국법인(ABL Bio USA) 등기임원
김새미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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