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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K-바이오 일본 공략기]②같은 일본, 다른 성공 공식…셀트리온 항암제도 ‘1위’

등록 2026-09-21 오전 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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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일본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약 11년 만에 정상에 오른 셀트리온(068270)이 항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또 다른 성공 공식을 만들어냈다.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와 전이성 직결장암·비소세포폐암 등에 쓰이는 ‘베그젤마’가 각각 70%, 6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면서다.

    셀트리온 전경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전경 (사진=셀트리온)
    같은 일본 시장, 같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지만 램시마와 허쥬마·베그젤마의 시장 공략법은 달랐다. 셀트리온은 염증성장질환(IBD)처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이 환자 부담 완화로 곧바로 이어지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장기간 의료진 신뢰를 쌓는 데 집중했다. 반면 항암제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선제적 영업·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다.

    질환별 제도와 처방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제품마다 다른 전략을 구사한 것이 셀트리온 제품들이 일본에서 잇달아 시장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IBD선 안 통했던 가격 경쟁력…日 항암제선 통한 이유?

    일본 항암 바이오시밀러의 사업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일본식 포괄수가제’로 불리는 진단군분류별 포괄지불제도(DPC/PDPS)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DPC/PDPS는 급성기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진단명과 치료 내용 등에 따라 분류된 진단군별로 하루당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암 환자의 입원 치료에도 폭넓게 적용되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항암제 등 일부 약제도 포괄평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치료 효과를 전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약품을 사용할수록 의료기관의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일본 항암제 시장에선 병원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낮은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할 경제적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바이오시밀러 성분별 전환율을 분석한 결과, DPC 등 포괄평가가 적용되는 환경에서 사용 비중이 높은 일부 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 전환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시장 환경을 셀트리온만 누리는 것은 아니다. 경쟁 바이오시밀러 역시 같은 제도 아래에서 경쟁한다. 결국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제품 출시 이후 얼마나 신속하게 주요 의료기관에 진입하고 의료진의 신뢰와 처방 경험을 확보하느냐가 점유율을 가르는 또 다른 요인이 된 셈이다.

    가격만으론 日 1위 못한다…승부 가른 ‘영업력’

    셀트리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허쥬마와 베그젤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각각 78%, 64%다. 두 제품 모두 현지에서 처방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램시마까지 포함하면 일본에서 처방 1위를 기록한 셀트리온 제품은 총 3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일본법인의 영업·마케팅 역량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사업 초기부터 주요 의료기관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제품 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알리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처방 경험을 축적해 시장을 선점했다.

    허쥬마 역시 현지 치료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셀트리온은 2019년 8월 일본에서 허쥬마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3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B법’을 추가로 승인받았다. 이를 통해 해당 적응증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용법·용량을 확보하며 처방 확대 기반을 넓혔다.

    항암 바이오시밀러에서 축적한 의료진과의 접점과 처방 경험은 후속 제품의 시장 안착에도 자산으로 활용됐다. 셀트리온은 허쥬마를 통해 구축한 현지 영업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베그젤마 출시 이후에도 활용하면서 항암제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를 높였다.

    이준혁 셀트리온 일본법인 팀장은 “DPC 환경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약가 경쟁력은 기본적인 경쟁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허쥬마와 베그젤마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배경엔 경쟁사보다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병원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회사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축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램시마부터 베그젤마까지…‘1위’ 성공 경험 후속 제품에 이식

    셀트리온은 일본 시장에서 하나의 성공 공식을 고집하지 않았다. 가격 경쟁력이 제한적으로 작용하는 IBD 영역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직접판매 조직을 활용해 장기간 의료진의 신뢰를 쌓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이 의료기관의 비용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항암제 시장에서는 선제적인 영업·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램시마에 이어 허쥬마와 베그젤마까지 일본에서 총 3개 제품이 각 성분 시장의 처방 선두에 올라섰다. 서로 다른 질환 영역에서 축적한 현지 영업 경험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자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도 일본 내 제품 판매 확대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신규 제품의 처방 확대를 돕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제품군도 계속 늘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일본에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의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5월 약가 등재를 마쳤다. 내년에는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 출시를 목표로 사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 일본법인은 신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처방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품목과 시너지를 높여 일본 사업 성장세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팀장은 “일본 시장은 질환 영역별로 제도와 처방 환경이 달라 획일적인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도 현지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각 제품 특성에 부합하는 사업 전략을 실행해 일본 시장 내 셀트리온 제품군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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