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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에이아이트릭스 일본법인장 “현지화+임상 레퍼런스 확보로 日 공략”

등록 2025-10-09 오후 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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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일본)=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에이아이트릭스 일본 법인의 최우선적인 사업 목표는 현지화(Localization)와 임상 레퍼런스 확보이다. 일본 의료 환경은 한국과 구조적으로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현지 병원 시스템과 규제 환경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와타나베 타츠히로(WATANABE TATSUHIRO) 에이아이트릭스 일본법인장 (사진=김새미 기자)
    와타나베 타츠히로(WATANABE TATSUHIRO) 에이아이트릭스 일본법인장은 9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에이아이트릭스(AITRICS)는 내분비내과 전문의 출신인 김광준 대표가 2016년 4명의 전문가와 공동 창업한 업체다. 생체신호를 분석해 심정지 등을 예측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바이탈케어’(AITRICS-VC)와 AI 문진 서비스 ‘브이닥 프로’(V.Doc Pro)를 개발했다.

    앞서 에이아이트릭스는 지난 3월 도쿄에 일본법인을 설립하면서 일본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일본법인을 이끌고 있는 와타나베 법인장은 뉴욕대 스포츠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C&P 스포츠, 우주인컴퍼니, 오렌지풋볼네트워크 등 스포츠 사업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일본과 미국을 오간 덕분에 일본어와 영어에 능숙하며 이를 기반으로 국제 파트너십을 추진해온 경험도 있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일본어와 영어를 모두 활용해 국제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에이아이트릭스를 접하게 됐다”며 “한국 임상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AI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확장하려는 전략을 들었을 때 큰 확신을 가졌다”면서 에이아이트릭스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전공을 통해 쌓은 데이터 비즈니스 역량을 바탕으로 스포츠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약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가치를 체득했다고 강조했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선수의 경기력 분석 등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가치를 만든다는 것을 보며 ‘데이터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포츠 산업이 속도와 트렌드를 중시한다면 의료·헬스케어 산업은 환자 안전과 규제 준수가 최우선”이라며 “의료 분야에서는 임상적 근거와 제도적 검증이 선행되지 않으면 어떤 혁신도 시장에 도입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의료 시장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에이아이트릭스의 판단이다. 그는 “일본 의료 시장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병원별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이다”라며 “AI 솔루션을 도입하려면 의료기기 승인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 일본 특유의 규제 체계를 모두 충족해야 하며, 병원 내부에서도 의료진, 경영진, 학회, 정부 기관 등 여러 단계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공식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상 데이터와 검증 결과를 일본 규제 기준에 맞춰 투명하게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 의료 데이터 환경에 맞춘 현지화 개발과 규제 당국·학회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병행하며 인허가 절차를 단계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일본의 보수적인 규제 환경이 에이아이트릭스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본의 규제 환경은 매우 철저하고 보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AI 의료기술의 상용화에 있어서는 분명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이러한 과정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은 규제를 통과한 기술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신뢰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착과 확산을 촉진하는 기반이 된다”며 “일본의 규제 환경은 단기적으로는 상용화를 지연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검증된 기술만이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어 에이아이트릭스 같은 기업에게는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나나베 법인장은 “에이아이트릭스의 가장 큰 강점은 임상 현장에서 입증된 성과와 실제 도입까지 연결하는 실행력”이라며 “이미 국내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과 레퍼런스는 일본 시장에서도 기술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이아이트릭스는 단순히 모델 개발을 넘어 데이터 확보→모델 개발→임상 검증→규제 대응→병원 적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연구와 개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까지 완성한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현재 에이아이트릭스는 일본의 주요 대학병원과 함께 AI를 활용한 노화 및 관련 질환 예측 모델 개발에 대한 연구를 협의 중이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일본 대학병원·연구기관과 노화·만성질환 예측 모델, 재택의료 모니터링 솔루션 등 차세대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일본 사회가 직면한 의료 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재택의료 전문병원과 병원 외부에 거주하는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성·급성 질환 모니터링 연구를 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이는 입원 환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가정에 거주하는 환자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하는 사례”라며 “일본의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의미 있는 협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와타나베 법인장은 일본법인을 통해 에이아이트릭스의 시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주력 제품인 바이탈케어와 브이닥 프로의 초기 상용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과 협력 기회를 점진적으로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본 법인은 단순한 현지 거점을 넘어 아시아 시장 확장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에이아이트릭스의 기술이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