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mRNA 백신 기업 모더나 주가가 급락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올해 매출 전망을 10억 달러나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매출 축소는 mRNA 백신에 대한 회의론과 무관치 않다. mRNA 백신 개발에 나섰던 국내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모더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전망을 발표하면 2025년 매출을 15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매출 전망치 25억 달러에서 35억 달러 대비 10억 달러 규모가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날 주가도 급락했다. 발표 직전 거래일인 1월 10일 35.15달러였던 주가는 13일 매출 전망치 발표 후 무려 16.80% 하락한 35.1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인 14일에도 1.96%가 하락해 34.46달러에 그쳤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 감소·장기 안전성이 문제
모더나 매출 감소 배경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판매 부진이 꼽힌다. 2023년 48%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40%로 하락했고, 올해 역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모더나 측 설명이다. 여기에 또 다른 코로나 백신 등장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모더나의 위기는 mRNA 감염병 백신의 위기와 맞닿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이데일리와 만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한국이 코로나 펜데믹 당시 백신 필요성이 높았을 때 mRNA 생산 전문가들을 영입했고, 생산시설을 구축했다”며 “문제는 mRNA 백신이 상용화되고 시장이 예상만큼 커지지 않았다. 최근 mRNA에 투자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백신 접종률 문제보다는 mRNA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4일 기자와 만나 “mRNA 백신은 감염병 펜데믹이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개발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지만, 장기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코로나 백신 개발 당시 정말 좋은 백신이 될 줄 알았는데, 변이를 막지 못했다”며 “mRNA 백신이 생바이러스 백신하고 같은 메카니즘이라고 하면, 변이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세포성 면역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안된다”고 말했다. 세포성 면역을 좋아지게 하면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부작용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모더나 주가는 mRNA 백신에 대한 회의론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더나는 2024년 1월 2일 112.50 달러 주가를 기록했고, 6월 13일 145.23 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6월 13일 대비 무려 75.79%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국내 기업도 mRNA 백신 개발 중...당장 전략 변경 어려울 듯
문제는 코로나 펜데막 당시 국내 많은 기업이 mRNA 백신 개발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수십개 기업이 개발에 나섰는데, 대부분은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백신명가 GC녹십자(006280)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물론 에스티팜(237690)과 삼양홀딩스(000070) 등 규모가 큰 기업들도 코로나 백신은 물론 독감 백신 등을 개발 중이지만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mRNA 백신 전략 변화가 필요한데, 전염병 예방 백신이 아닌 치료용 백신과 동물백신 개발 전략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백 대표는 “mRNA는 전염병에 대한 예방 백신보다는 암 치료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오랫동안 연구가 돼 왔기 때문”이라며 “안정성(stability)이 해결되고 가격이 낮아지면 동물 백신에서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닭, 돼지, 소 등의 사이클은 사람보다 짧기에 장기적인 안정성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설비와 체계를 구축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전문가로 영입했던 인력들을 또 다른 유망 모달리티 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코로나19 mRNA 백신(GBP550) 개발에 나섰지만 비임상 완료 이후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이 외 mRNA 기반 RSV 백신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mRNA 기반 RVS 백신 개발 전략에는 변동이 없다”고 언급했다. GC녹십자는 mRNA 기술을 적용한 독감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데, 항암백신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년전만 해도 mRNA 백신에 대한 투심이 쭉 이어져왔다. 하지만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백신접종률 하락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투심이 빠르게 식었다”며 “모더나가 매출을 10억 달러를 축소 전망한 것도 국내외 mRNA 백신 개발 기업들의 고민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개발 전략을 수정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mRNA 백신 개발 전략은 예방보다는 치료 분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전망을 발표하면 2025년 매출을 15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매출 전망치 25억 달러에서 35억 달러 대비 10억 달러 규모가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날 주가도 급락했다. 발표 직전 거래일인 1월 10일 35.15달러였던 주가는 13일 매출 전망치 발표 후 무려 16.80% 하락한 35.1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인 14일에도 1.96%가 하락해 34.46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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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률 감소·장기 안전성이 문제
모더나 매출 감소 배경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판매 부진이 꼽힌다. 2023년 48%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40%로 하락했고, 올해 역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모더나 측 설명이다. 여기에 또 다른 코로나 백신 등장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모더나의 위기는 mRNA 감염병 백신의 위기와 맞닿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이데일리와 만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한국이 코로나 펜데믹 당시 백신 필요성이 높았을 때 mRNA 생산 전문가들을 영입했고, 생산시설을 구축했다”며 “문제는 mRNA 백신이 상용화되고 시장이 예상만큼 커지지 않았다. 최근 mRNA에 투자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백신 접종률 문제보다는 mRNA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4일 기자와 만나 “mRNA 백신은 감염병 펜데믹이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개발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지만, 장기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코로나 백신 개발 당시 정말 좋은 백신이 될 줄 알았는데, 변이를 막지 못했다”며 “mRNA 백신이 생바이러스 백신하고 같은 메카니즘이라고 하면, 변이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세포성 면역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안된다”고 말했다. 세포성 면역을 좋아지게 하면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부작용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모더나 주가는 mRNA 백신에 대한 회의론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더나는 2024년 1월 2일 112.50 달러 주가를 기록했고, 6월 13일 145.23 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6월 13일 대비 무려 75.79%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국내 기업도 mRNA 백신 개발 중...당장 전략 변경 어려울 듯
문제는 코로나 펜데막 당시 국내 많은 기업이 mRNA 백신 개발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수십개 기업이 개발에 나섰는데, 대부분은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백신명가 GC녹십자(006280)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물론 에스티팜(237690)과 삼양홀딩스(000070) 등 규모가 큰 기업들도 코로나 백신은 물론 독감 백신 등을 개발 중이지만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mRNA 백신 전략 변화가 필요한데, 전염병 예방 백신이 아닌 치료용 백신과 동물백신 개발 전략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백 대표는 “mRNA는 전염병에 대한 예방 백신보다는 암 치료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오랫동안 연구가 돼 왔기 때문”이라며 “안정성(stability)이 해결되고 가격이 낮아지면 동물 백신에서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닭, 돼지, 소 등의 사이클은 사람보다 짧기에 장기적인 안정성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설비와 체계를 구축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전문가로 영입했던 인력들을 또 다른 유망 모달리티 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코로나19 mRNA 백신(GBP550) 개발에 나섰지만 비임상 완료 이후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이 외 mRNA 기반 RSV 백신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mRNA 기반 RVS 백신 개발 전략에는 변동이 없다”고 언급했다. GC녹십자는 mRNA 기술을 적용한 독감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데, 항암백신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년전만 해도 mRNA 백신에 대한 투심이 쭉 이어져왔다. 하지만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백신접종률 하락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투심이 빠르게 식었다”며 “모더나가 매출을 10억 달러를 축소 전망한 것도 국내외 mRNA 백신 개발 기업들의 고민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개발 전략을 수정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mRNA 백신 개발 전략은 예방보다는 치료 분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