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일라이릴리, 먹는 비만약 3상 성공...K-비만약 여파는

등록 2025-09-08 오전 7:35:55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 기사는 2025년9월8일 7시3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먹는 비만약’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빅파마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목표를 달성하면서다.

    이번 성과에 일라이릴리 주가는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회사는 연내 글로벌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내년 출시가 유력하다. 경구제 특유의 편의성이 환자 저변을 넓히며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먹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조금 상용화가 늦더라도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라이릴리, 비만약 상용화 초읽기...게임체인저 되나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은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달리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구용 제품이다. 이번 ATTAIN-2 임상 3상에서 최고 용량인 36㎎ 투여군은 72주 동안 평균 10.5%(약 10.4㎏)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중간 용량인 12㎎과 저용량인 6㎎에서도 각각 7.8%와 5.5%의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혈당 조절 효과도 동시에 입증됐다. 오포글리프론 투여군의 당화혈색소(A1C)는 베이스라인 대비 1.3~1.8% 감소했으며, 고용량군 참가자의 75%가 A1C 6.5% 이하를 기록해 미국당뇨병학회 기준 당뇨병 수치 이하에 도달했다.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성과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GLP-1 계열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주요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으로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였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률은 고용량군에서 10.6%를 기록했다.

    오포글리프론의 가장 큰 차별점은 경구 제형이다. 기존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주 1회 주사해야 하지만, 오포글리프론은 음식이나 물 섭취 제한 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다. 또한 펩타이드가 아닌 소분자 화학 물질로 구성돼 상온에서 보관 가능하고 생산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올해 안에 오포글리프론을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고, 내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에는 적응증을 당뇨병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로 후기 임상에서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약물은 이미 미국 FDA에 승인 신청을 한 상황이며 릴리와 함께 내년 제품 출시가 예정되고 있다. 머크 또한 중국 한소파마와 HS-10535를 개발 중이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에코진과 ECC5004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케네스 커스터 일라이릴리 심혈관대사건강 부문 사장은 “오포글리프론은 주사제와 유사한 체중·혈당 개선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긍정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내 글로벌 허가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사 영향은

    임상 속도는 늦지만 국내 비만약 개발기업들도 승산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기업은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비만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4주간 평균 6.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과 유사한 수준의 초기 임상결과로 평가된다.

    유노비아 관계자는 “기존 펩타이드 소재 주사제에 비해 생산성과 사용 편의성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지닌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경구용 합성신약”이라며 “내년 상반기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주가는 올 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ORALINK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의 DD02S는 2023년 미국 멧세라에 기술이전됐으며, 현재 북미에서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다. 전임상에서 시판 중인 리벨서스 대비 12.5배 이상 높은 흡수율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 비만치료제 임상 3상 결과 추이(용량별 체중 감량 및 당화혈색소 개선 효과 그래프, 자료=각사, 퍼플렉시티)
    일부 기업들은 주사제 형태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장기지속형 에페글레나타이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9월 완료 예정이다.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로 요요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진행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며 “국내 업체의 규모를 감안하면 우수한 후보물질을 개발해 기술이전하는 것이 현실적인 수익 창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낮은 점유율로도 큰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150억 달러(약 20조 8860억원)에서 2030년 770억 달러(약 107조 230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구용 제제가 상용화되면 주사에 대한 부담 없이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효능과 부작용뿐 아니라 경제성도 갖춘 물질을 내놓아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