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P K바이오, FDA허가 문턱서 막히는 이유는?

등록 2026-04-25 오전 8:20:05
    장성훈 KoNECT 글로벌 규제 컨설팅 사업단장 인터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 기사는 2026년4월25일 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FDA에서 20년간 심사 업무를 수행하고 신약허가신청(NDA) 실무를 모두 경험한 장성훈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글로벌 규제 컨설팅 사업단장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규제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짚어봤다.

장성훈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글로벌 규제 컨설팅 사업단장 (사진=김새미 기자)
FDA 인허가서 핵심 병목 구간은?

장 단장은 “국내 기업들이 FDA 인허가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해외 바이오벤처들도 경험이 부족하면 동일하게 직면하는 문제들”이라며 “어느 나라 기업이든 초기 규제 전략 수립에 실패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FDA 인허가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는 국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약 개발을 처음 시도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거치는 구조적 한계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경험이 부족한 기업들이 FDA 인허가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는 핵심 병목 구간은 어디일까. 장 단장은 △초기 단계에서 규제 관점의 전략 미수립 △FDA와의 소통 타이밍 미스 △규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점 등을 주요 병목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제약사든 바이오벤처든 신약개발이 처음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규제 전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 단계에서 기본적인 규제 관점을 놓치면 이후 개발 과정에서 다시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성시험의 필수 항목이 누락되거나 임상 1상에서 용량 증량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아 최대내약용량(MTD)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결국 초기 설계 단계에서 규제 관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규제 프로세스를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반대로 늦추는 것 역시 흔한 실수로 여겨진다. 그는 “미국 기업들도 규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려다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대로 대응이 늦어지면 시간과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FDA와의 미팅 시점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단장은 “임상 전 미팅(pre-IND)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지만 너무 이르면 질문할 근거가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너무 늦으면 개발 방향을 뒤늦게 수정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며 “적절한 미팅 시점은 개별 사례별로 다르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 잘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외부 전문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처음 하는 의사결정일수록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공통된 방향을 찾아 적용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은 인력이 제한적인 만큼 외부 의견을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은 같은 데이터라도 규제 대응 논리를 정교하게 구성한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해 장 단장은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 확보지만 일관성 있고 설득력 있는 규제 대응 논리의 구성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데이터가 좋으면 허가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지만 데이터가 나쁘면 스토리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성공하기 어렵다”며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데이터는 좋은데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답했다. 이어 “데이터를 일관성 있고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규제 대응 논리의 구성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CRL 재수령 안 하려면?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보완요구서류(CRL) 수령 사례가 이어졌다. CRL이 바로 신약 개발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승인 시점이 지연된다는 점에서 기업에 부담이 된다. 특히 CRL 수령 후 재제출과 재검토 과정에서 최소 1년이 소요되므로 시간이 중요한 신약개발사 입장에선 여러 차례 CRL을 수령하면 기업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장 단장은 “CRL을 받은 뒤 30일 이내에 타입A 미팅을 신청해 FDA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충분히 보완한 뒤 재제출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보완에 그칠 경우 다시 CRL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RL을 재수령하지 않고 허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FDA의 불필요한 요구사항에 대해서 이의도 제기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FDA가 원하는 사항에 맞춰 재제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CRL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영역으로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를 꼽았다. 그는 “CMC는 사전 미팅 단계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인 반면 허가 심사 단계에서는 제조공정과 품질 데이터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보완 요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일정 기간 품질과 안정성이 유지돼야 하는데 배치(batch) 생산이나 안정성(stability) 확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개발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상용 의약품이 일정 기간 내 변질되거나 동일한 품질로 재현되지 않을 경우 재생산이 필요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서 기술이전과 글로벌 허가 경험 순환되는 구조 필요”

이러한 실무적 오류 역시 결국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게 장 단장의 분석이다. 장 단장은 “한국은 바이오벤처 붐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신약개발 경험을 축적한 기업이 많지 않다”며 “이로 인해 기술이전 중심 전략이 일반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기술이전과 글로벌 허가 경험이 순환되는 구조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내 기업 간 라이선스인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경험이 축적되는 생태계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국내 규제 환경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장 단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다 유연한 규제 접근을 취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규제 관련 경험을 일정 정도는 국내에서도 쌓을 수 있어 글로벌 규제기관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식약처와 FDA, 유럽의약품청(EMA) 간 요구사항 차이로 인해 이중 부담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규제 격차를 줄이고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장 단장은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KoNECT 글로벌 규제 컨설팅 사업단을 통해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인 규제 전략 수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맞춤형 규제 컨설팅과 교육을 병행해 기업들이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는 개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겠다”며 “국내외에서 축적된 규제 대응 경험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