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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12월6일 9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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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조명 제조업체 소룩스(290690)와 치매치료제 개발사 아리바이오가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들이 합병 후 메자닌 발행 한도를 최대 6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눈길이 쏠린다. 진행 중인 치매치료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선제적 자금조달 기틀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정관상 1000억원이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달 한도를 각각 3000억원으로 증액한다. 최대 2000억원이던 메자닌 발행 한도를 6000억원까지 늘리는 셈이다. 이런 변경사항은 1월 1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부쳐진다.
양사의 합병은 아리바이오 보통주 1주당 소룩스 보통주 2.4주를 발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존속회사는 소룩스이고 합병 후 신규사명은 아리바이오다. 합병 기일은 2월 18일이나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합병에 앞서 K바이오가 이처럼 대규모 메자닌 발행 한도를 증액한 유사 사례로 루닛(328130)을 들 수 있다. 올 3월 AI진단기업 루닛은 의료AI기업 볼파라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메자닌 발행 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루닛은 2500억원에 볼파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 1700억원을 CB 발행으로 조달했다. 발행한도가 넉넉하기에 필요에 따라 운영자금을 추가조달할 수 있는 여유가 여전히 남아있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경우엔 앞서 발행한 메자닌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시기와 그에 따른 임상자금 변동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소룩스는 타법인 인수자금 목적으로 약 720억원을 메자닌과 유상증자로 마련했다. 이 중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고 미상환 상태로 남아있는 CB의 규모가 239억원이다. 이 CB는 올해 말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해 2022년 1000억원 규모의 외부조달을 진행했다. 이 중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612억원이 BW 발행 형태였고 메리츠증권과 람다자산운용이 인수했다. 해당 BW 또한 내년 3월부터 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다.
합병회사 아리바이오는 만약에 발생할 조기상환 요청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조달 목적으로 정관변경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사채 발행한도는 아리바이오가 임상 3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기반이 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11월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 578억원과 중국 제약사로부터 수령한 약 300억원의 계약금으로 자체적으로 임상 3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다만 BW 조기상환 청구를 받을 시 가용 가능한 임상 자금이 200억원 대로 축소된다. 때문에 해외 국가 13곳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 3상에 차질이 없도록 사채 발행 한도를 증액하는 수순이다.
소룩스가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아리바이오의 BW 조기상환이 청구될 시 청구금액과 동일한 규모의 자금을 즉시 사모 조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달처는 미정이라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내정된 조달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목표로 하는 AR1001 시장 출시 시점은 2027년이다. 이를 위해 빠르면 2025년 말 임상 3상을 종료하고 2026년 톱라인 데이터 발표 및 미국 FDA 신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달성하기까지 1000억원 가량의 임상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비율을 평가한 이촌회계법인은 AR1001이 치매증상완화제가 아닌 치료제임을 감안해 미국에서 1만 2240달러의 연간 약가를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 약 170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800만원대, 중국에서는 700만원대의 연간 약가를 예상했다. 나아가 AR1001의 최대 시장점유율은 출시 5년 차에 6.5%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아리바이오는 이미 삼진제약과 1000억원 규모 판권 계약을 맺어 국내 시장 출시를 선제적으로 안배한 상태다. 삼진제약과는 약 100만주 가량의 지분스왑으로 굳은 동맹을 구축하기도 했다. 올 3월엔 비공개 중국 제약사와도 총 규모 1조 200억원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시점에서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은 각 사의 장점을 접목시킬 묘수로 꼽힌다. 소룩스는 기존 조명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분야와 융합해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요양병원 조명을 사람의 생리적 주기에 맞춰 조절하는 기반시설 등은 국내에선 미진하나 자연광이 부족한 북유럽에서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는 이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공동개발한 인지기능개선 조명시스템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 합병을 통해 얻게 되는 ‘상장사’ 입지가 치매치료제 글로벌 판권 계약 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간 고배를 마셨던 상장 도전기에 종지부를 찍을 방안이기도 하다.
아리바이오는 2018년, 2022년, 2023년에 기술특례상장을 도모했으나 번번이 기술평가에서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회사는 기존 약들의 한계인 치매 ‘증상개선’에서 한 발 나아가 ‘치료’하는 약을 개발 중임에도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AR1001이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혈행개선 물질 ‘PDE5 억제제’란 점에서 편견어린 시선을 받았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일각에선 기술이전 성과 없이 자체 상업화를 노리는 것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재준 소룩스·아리바이오 대표는 “PDE5 억제제도 용량에 따라 위험한 약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 적응증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에 최적인 PDE5 용량을 찾았을 뿐 아니라 특허로 이를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메자닌 발행한도 증액에 대해서는 따로 코멘트하지 않았다.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정관상 1000억원이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달 한도를 각각 3000억원으로 증액한다. 최대 2000억원이던 메자닌 발행 한도를 6000억원까지 늘리는 셈이다. 이런 변경사항은 1월 1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부쳐진다.
양사의 합병은 아리바이오 보통주 1주당 소룩스 보통주 2.4주를 발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존속회사는 소룩스이고 합병 후 신규사명은 아리바이오다. 합병 기일은 2월 18일이나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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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에 앞서 K바이오가 이처럼 대규모 메자닌 발행 한도를 증액한 유사 사례로 루닛(328130)을 들 수 있다. 올 3월 AI진단기업 루닛은 의료AI기업 볼파라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메자닌 발행 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루닛은 2500억원에 볼파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 1700억원을 CB 발행으로 조달했다. 발행한도가 넉넉하기에 필요에 따라 운영자금을 추가조달할 수 있는 여유가 여전히 남아있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경우엔 앞서 발행한 메자닌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시기와 그에 따른 임상자금 변동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소룩스는 타법인 인수자금 목적으로 약 720억원을 메자닌과 유상증자로 마련했다. 이 중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고 미상환 상태로 남아있는 CB의 규모가 239억원이다. 이 CB는 올해 말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해 2022년 1000억원 규모의 외부조달을 진행했다. 이 중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612억원이 BW 발행 형태였고 메리츠증권과 람다자산운용이 인수했다. 해당 BW 또한 내년 3월부터 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다.
합병회사 아리바이오는 만약에 발생할 조기상환 요청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조달 목적으로 정관변경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사채 발행한도는 아리바이오가 임상 3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기반이 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11월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 578억원과 중국 제약사로부터 수령한 약 300억원의 계약금으로 자체적으로 임상 3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다만 BW 조기상환 청구를 받을 시 가용 가능한 임상 자금이 200억원 대로 축소된다. 때문에 해외 국가 13곳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 3상에 차질이 없도록 사채 발행 한도를 증액하는 수순이다.
소룩스가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아리바이오의 BW 조기상환이 청구될 시 청구금액과 동일한 규모의 자금을 즉시 사모 조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달처는 미정이라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내정된 조달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목표로 하는 AR1001 시장 출시 시점은 2027년이다. 이를 위해 빠르면 2025년 말 임상 3상을 종료하고 2026년 톱라인 데이터 발표 및 미국 FDA 신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달성하기까지 1000억원 가량의 임상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비율을 평가한 이촌회계법인은 AR1001이 치매증상완화제가 아닌 치료제임을 감안해 미국에서 1만 2240달러의 연간 약가를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 약 170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800만원대, 중국에서는 700만원대의 연간 약가를 예상했다. 나아가 AR1001의 최대 시장점유율은 출시 5년 차에 6.5%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아리바이오는 이미 삼진제약과 1000억원 규모 판권 계약을 맺어 국내 시장 출시를 선제적으로 안배한 상태다. 삼진제약과는 약 100만주 가량의 지분스왑으로 굳은 동맹을 구축하기도 했다. 올 3월엔 비공개 중국 제약사와도 총 규모 1조 200억원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시점에서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은 각 사의 장점을 접목시킬 묘수로 꼽힌다. 소룩스는 기존 조명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분야와 융합해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요양병원 조명을 사람의 생리적 주기에 맞춰 조절하는 기반시설 등은 국내에선 미진하나 자연광이 부족한 북유럽에서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는 이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공동개발한 인지기능개선 조명시스템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 합병을 통해 얻게 되는 ‘상장사’ 입지가 치매치료제 글로벌 판권 계약 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간 고배를 마셨던 상장 도전기에 종지부를 찍을 방안이기도 하다.
아리바이오는 2018년, 2022년, 2023년에 기술특례상장을 도모했으나 번번이 기술평가에서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회사는 기존 약들의 한계인 치매 ‘증상개선’에서 한 발 나아가 ‘치료’하는 약을 개발 중임에도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AR1001이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혈행개선 물질 ‘PDE5 억제제’란 점에서 편견어린 시선을 받았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일각에선 기술이전 성과 없이 자체 상업화를 노리는 것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재준 소룩스·아리바이오 대표는 “PDE5 억제제도 용량에 따라 위험한 약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 적응증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에 최적인 PDE5 용량을 찾았을 뿐 아니라 특허로 이를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메자닌 발행한도 증액에 대해서는 따로 코멘트하지 않았다.
임정요 기자 kaylal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