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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 규제를 기회로… 어느 바이오벤처의 역발상

등록 2025-02-26 오전 7:57:40
    K바이오 대표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에비드넷
    아시아 최대규모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
    환자 6900만명, 의료데이터 300억건 이상 확보
    조인산 대표 “병원과 탄탄한 신뢰구축이 성공비결”
    “의료 데이터 병원에 그대로 두는 플랫폼 구축”
    개인정보보호법으로 경쟁사들은 속속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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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2월26일 7시5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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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규제는 어느 산업에서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기업에게는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굴레다. K바이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규제는 기업에 있어 양날의 검으로도 작용한다.

규제 리스크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기업에게 규제는 신규 경쟁자를 막아주는 탁월한 방패막의 역할을 해준다. 이 경우 규제는 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수호천사이다. 반면 규제의 문턱을 뛰어넘지 못해 시장 진입에 좌절한 업체에게 규제는 넘지 못할 철옹성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규제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의료 데이터 분야에서 규제라는 사업 리스크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을 앞두고 있는 바이오벤처가 화제다.

아시아 최대규모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기업 에비드넷이 그 주인공이다. 에비드넷은 올해 2월 현재 환자 6900만명의 의료 데이터 300억건 이상을 확보, 이 분야의 아시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종합병원 60여곳을 고객사로 확보, 전국적인 병원망을 촘촘하게 구축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 제약사 및 병원의 신약 개발, 임상 연구, 의료 정책수립 등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있다.

조인산 에비드넷 대표. 사진=에비드넷 제공
24일 이데일리와 만난 조인산 에비드넷 대표는 “병원에 있는 의료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는 대신 병원에 그대로 두고 분석 결과만 연구자가 확인하는 구조의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규제를 기회로 바꾼 핵심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경쟁자들이 병원의 의료 데이터를 자사의 서버로 옮겨와 분석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 때, 의료 데이터를 현위치에서 이동없이 고정시키면서 사업을 벌이는 솔루션을 구축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 조대표의 평가다. 조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의대, 성균관대 융합의학기술원 석,박사 과정을 거친 의과학자 출신이다.

거의 대부분 의료 데이터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규제에 가로막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에비드넷의 성과는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22년 개인의 의료정보를 익명성만 보장되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발효됐다. 하지만 개인 의료정보 유출 우려로 시민단체들이 익명성 있는 정보의 사용조차도 반대하고 있어 의료 데이터 업계는 사실상 고사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이런 악천후 속에서 에비드넷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역발상을 통해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의료 데이터 사업에서 드물게 독보적인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라는 보이지 않는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해 속속 이 분야에서 철수하고 있어 에비드넷의 시장 장악력은 갈수록 확고해질 전망이다.

“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병원과의 신뢰가 성패를 결정한다. 사업 초기부터 7~8년간은 병원의 신뢰를 얻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구축한 병원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2022년부터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조대표는 병원으로부터 탄탄한 믿음을 얻게 된 배경에는 의료 데이터를 병원 전산망에서 이동시키지 않고도 다기관 연구 및 AI(인공지능) 학습이 가능한 에비드넷(EvidNet) 플랫폼이 자리한다고 소개했다. 개인 의료 데이터 유출 리스크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병원과 의료 데이터 사업을 함께 하려면 병원의 신뢰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완벽하게 실현시키면서 글로벌 제약사 및 연구기관과의 협업에서도 강력하고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를 이동시키지 않고 현 위치에서 그대로 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병원과의 밀접한 협업이 필수여서 모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에비드넷 플랫폼은 단순한 의료 데이터 제공을 넘어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 통합, 분석, 활용까지 전과정을 아우르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 병원 및 제약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대표의 눈은 이제 해외를 향하고 있다. 조대표는 “미국의 경우 병원 및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협업으로 연구하려는 니즈가 강하다”면서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에비드넷 플랫폼을 앞세워 조만간 미국 및 유럽부터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노하우에 있어 글로벌 선두기업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에비드넷이 앞서 있다는 게 게 그의 평가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의료와 신약개발에도 큰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 패러다임 변화의 근간은 바로 데이터이다. 에비드넷은 환자, 의료진, 신약개발사가 필요한 데이터와 AI기술을 제공하는 선두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다.”

조대표는 신약개발과 의료기술은 데이터와 AI역량에 따라 글로벌 지형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도 국내 의료 데이터 생태계는 척박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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