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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로슈, 바이오다인 기술로 만든 장비 대중 첫 공개…학회 살펴보니

등록 2025-06-30 오전 7: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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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례적으로 대표 참석…학회에 50명 이상 동원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이 이번 학회 ‘핫 이슈’
    日시장 ‘테스트 마켓’으로 최적이라 판단한 듯

[도쿄(일본)=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난해 4월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 단독법이 도입되면서 세포진의 역할도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HPV 검사 단독법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액상세포검사(LBC)로 세포진 검사를 실시하는데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궁경부암 검진에 있어서 세포진 진단법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 세포학회로서 지침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에서 다바타 츠토무 회장의 인사말 중)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에 차려진 로슈 부스 전면. VENTANA SP400의 출시를 강조하며 제품을 부스 전면에 전시해두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의 대주제는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본 임상세포학회의 다바타 회장은 인사말에서 “HPV 검사 단독법의 도입으로 세포진단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직접 언급했을 뿐 아니라 학회 내 부스를 차린 34개 기업 중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관련 제품을 보유한 곳들은 해당 아이템을 전면에 전시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학회에 들어가자마자 맨 앞에서 입장객을 반기는 벡톤디킨슨(BD)의 부스는 자사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장비와 측정 과정을 애니메이션화해 보여주고 있었다. 로슈는 학회 가장 좋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부스 전면에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장비인 ‘VENTANA SP400’(이하 ‘SP400’)을 전시 중이었다.

특히 SP400 출시에 대한 로슈의 기대감을 보여주듯, 학회 둘째 날인 28일 일본로슈의 대표이사인 오가사와라 마코토 사장이 직접 방문해 부스를 살피고 SP400의 핵심기술을 만든 주인공인 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이사와 인사를 나눴다. 이날 투입된 일본로슈 임직원 수만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진단 분야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큰 행사지만, 보통 마케팅 담당 직원 수명이 참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에 일본로슈가 얼마나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본로슈의 기대감이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 일본은 제도적 이유로 LBC 장비 수요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벡톤디킨슨(BD)이 차린 부스의 모습. 부스 오른편 디스플레이에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을 위해 세포를 채취하는 법부터 시작해 어떻게 슬라이드를 만드는지까지, 자사 장비를 활용한 액상세포검사(LBC) 절차가 애니메이션으로 설명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일본은 자궁경부암 검진이 국가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음에도 수검률이 30~40%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편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자궁경부암 수검률이 61.7%였고, 미국과 영국도 70%를 훌쩍 넘는다. 낮은 수검률 때문인지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발생률도 높게 나타난다. 한국과 미국은 인구 10만명 당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각각 8.4명, 6.5명인데 반해 일본은 15명 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HPV 검사 단독법이 일본에 도입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전에는 2년마다 20세 이상 여성에게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CPS·PAP Smear)를 받도록 했지만, HPV 검사 단독법이 도입되면서 30~60세 여성들이 5년마다 HPV 감염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양성일 경우 LBC 검사를 받게 됐다. 검진 간격은 늘어났지만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일본 여성들의 검진 참여율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세포진 검사는 비교적 비용이 저렴하고 오래 전부터 활용된 표준 방법이지만 위양성률 및 위음성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LBC는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에는 허들이 될 수 있지만 위양성률, 위음성률이 낮고, 한 번의 세포 채취만으로 반복 검사는 물론 추가적인 HPV 검사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아울러 한번 LBC 장비를 갖춰두면 폐암, 갑상선암, 방광암, 전립선암 등 다른 암종의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확장성도 이점이다.

글로벌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HPV 검사와 LBC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이 표준지침이 되어가고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HPV 감염이 관찰되지만 HPV가 감염됐다고 바로 자궁경부암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HPV에 감염된 70~80%의 환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치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포변형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LBC가 HPV 검사와 함께 필요하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기반으로 로슈는 이제 막 HPV 검사를 도입한 일본 시장이 SP400을 위한 훌륭한 테스트 마켓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학회에 차려진 홀로직의 부스 모습. 부스 전면에 홀로직의 LBC 장비인 ‘ThinPrep’(씬프렙)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한편 SP400 출시로 로슈의 ‘앓던 이’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로슈는 자사 분자진단장비인 코바스(cobas) 시스템으로 HPV 검사를 비롯한 분자진단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SP400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세포진단 기술이 부재해 이 분야에서는 경쟁사(홀로직, 벡톤디킨슨 등)와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으며 그들의 선전을 넋 놓고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HPV 검사와 LBC 검사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HPV 검사장비와 LBC 검사장비를 패키지로 구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LBC 장비가 없는 로슈가 입찰에서 비교적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로슈는 홀로직, 벡톤디킨슨의 기술과는 완전히 달라 특허 이슈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이들의 기존 기술보다 우월한 데이터를 내는 비경쟁업체의 기술을 오랜 기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LBC 장비 단일 제품만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로 인식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필터식(홀로직)·침전식(벡톤디킨슨)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블로잉 테크놀로지를 개발한 바이오다인에 로슈가 흥미를 느꼈던 이유다.

바이오다인 입장에서도 독자적 브랜드로 판매하던 PATHPLORER가 아예 글로벌 1위 진단회사인 로슈의 제품이 돼 한 패키지로 팔 수 있게 됐으므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일본로슈와 총판 계약을 맺었을 때, 일본 내에서 자사 HPV 검사장비와 Cellprep(PATHPLORER의 글로벌 제품명)을 한 세트로 파는 식의 프로모션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로슈의 다른 글로벌 지사들보다 세포진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Cellprep 판매 경험이 있는 일본로슈이기 때문에 회사(바이오다인)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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