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투지바이오는 지난해 베링거와 두 차례 체결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개발 계약의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기업설명회에서 제형 개발을 완료했으며, 베링거 측에서 대동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대동물 평가 결과나 후보물질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공동연구 데이터 자체를 외부에 발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공동연구 결과를 수령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를 논의하고, 이후 결정된 내용이 공시 대상에 해당할 때 공시를 통해 밝히게 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까지 공동연구가 진행된 뒤 결과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계약상 특정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두 건의 계약 모두 지투지바이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전에 체결돼 계약기간과 세부 조건도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발표일을 기다리기보다 베링거가 협력을 실제로 확장하는지가 이번 하반기 지투지바이오의 성과를 가늠할 기준인 셈이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해 1월 시작됐다. 지투지바이오는 지난해 1월 베링거가 보유한 독점 펩타이드에 자체 약물전달 플랫폼 ‘이노램프’(InnoLAMP)를 적용하는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베링거가 후보물질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투지바이오가 약효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주사제 제형을 설계하는 구조다.
약 6개월 뒤인 같은 해 7월에는 추가 제형 개발 계약이 이어졌다. 두 번째 계약은 별도 후보물질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첫 계약과 같은 품목에 다른 목표제품특성(TPP)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TPP는 투여 주기와 용량, 약물 방출 속도, 주사량 등 개발하려는 의약품의 목표 성능을 말한다.
지투지바이오는 첫 번째 제형개발 과정에서 이노램프의 유효성과 차별성,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추가 계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베링거가 한 차례 제형을 시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일 품목에 다른 제품 조건을 적용한 제형까지 맡긴 만큼, 단순 적용 가능성을 넘어 실제 제품화를 위한 선택지를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노램프는 생분해성 미립구에 약물을 넣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지투지바이오는 펩타이드 약물을 미립구에 40% 이상 탑재하면서 투여 초기에 약물이 과도하게 방출되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베링거가 진행하는 대동물 평가에서는 지투지바이오가 설계한 제형이 목표한 기간 동안 적정한 약물 농도를 유지하는지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투여 직후 약물이 한꺼번에 방출되는 ‘초기 과다 방출’을 줄이면서도 전체 투여 기간에는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물 평가는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약동학적 특성과 제품화 가능성을 점검하는 주요 단계로 꼽힌다.
평가 결과가 목표치를 충족하면 양사의 협력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 같은 후보물질의 제형을 추가로 최적화하거나 임상용 시료 생산, 기술실사 등 후속 검증에 나서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베링거가 후보물질에 이노램프를 적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계약이나 새로운 TPP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제형 개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증권가를 비롯한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론 후보물질의 명칭과 적응증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다. 연구 결과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데다 후보물질의 명칭과 적응증도 비밀에 부쳐져 있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는 후속 계약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어서다.
베링거가 제공한 물질이 신규 펩타이드인 데다 회사의 임상개발 단계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이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어 관련 후보일 가능성만 거론된다. 베링거는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서보두타이드’와 GLP-1·GIP·NPY2 삼중작용제 ‘BI 3034701’ 등을 개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베링거와 후속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이노램프가 특정 자체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신약 후보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제약사가 자체 후보물질을 제공하고 복수의 목표제품특성에 맞춰 제형을 평가했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 소개보다 진전된 단계로 볼 수 있다”며 “공동연구 결과가 별도로 공개되지 않는 만큼 하반기에 베링거와 관련한 후속 계약 공시가 나오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han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