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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 내달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아름2’ 내놓는다

등록 2025-09-18 오전 7: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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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아크릴이 ‘의료 특화 AI 파운데이션(범용) 모델’을 내놓는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 AI 서비스·제약바이오사 개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진=아크릴)


    환각 억제 기술 등 적용해 차별화 경쟁력 확보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크릴은 의료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아름(A-LLM) 버전(Ver) 2.0’(이하 아름 2.0)을 내달 선보인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어 AI 파운데이션 모델 ‘아름 버전 1.0’을 의료 AI 서비스와 제약바이오사 신약개발 등의 지원을 위해 특화한 제품이다. △다중 전문가 혼합 모델(MoA, Mixture-of-Agent) 적용, 환각 억제 기술을 통한 신뢰성 강화, 질환군별 전문 모델 개발을 통한 정밀의료 지원 등을 핵심으로 한다.

    아크릴 관계자는 “아름 2.0은 하나의 거대한 AI 대신 여러 전문 AI를 두고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전문가 모델을 선택·조합하는 방식으로 업계의 필요에 최선의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 구글의 ‘챗 GPT’ 등 기존 AI 플랫폼 가장 큰 문제점인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답하는 환각 문제도 사실 검증, 검색 기반 보완(RAG), 불확실성 평가 등의 추론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확성과 신뢰성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모델 하나로 모든 질환을 다루기보다, 암, 신경질환, 심혈관질환 등 질환군별 아름 2.0의 서비스를 파생해 최적화된 분석과 진단 보조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맞춤형 의료(정밀의료)도 실현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박외진 대표가 창립한 아크릴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조나단’(Jonathan)과 ‘나디아’를 기반해 기업 AI 그래픽처리장치(GPU)·서버·신경망처리장치(NPU) 자원관리 운영과 소프트웨어 구축 등 서비스의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카이스트 출신인 박 대표가 ‘감성컴퓨팅’을 지향하며, 제조·금융·공공 분야에서 다양한 AI 전환(AX) 서비스를 시도한 결과 오늘날에 이르렀다.

    특히 회사가 자리 잡은 후 AI가 가장 큰 혁신을 가져다줄 부문을 의료 AI 서비스·신약 개발이라고 판단하고, 2017년부터 관련 특화 플랫폼 구축에 주력해왔다. 감성컴퓨팅은 인간의 감정을 인식·해석·처리하고, 나아가 반응까지 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AI를 의미한다.

    기존 아름 버전 1.0을 통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실력을 보여준 만큼 아름 버전 2.0도 빠른 시장 안착이 기대된다. 실제 아름 버전 1.0은 80억(8B) 파라미터 규모의 경량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플랫폼 W&B의 ‘호랑이 리더보드’ 오픈소스 부문 1위를 기록하며 한국어 추론 성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데이터 보안이 필수적인 공공·산업 현장에서 GPU 비용 부담 절감과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언어모델의 한계 극복을 동시에 실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W&B는 세계 AI 연구자들이 모델 성능을 기록·공유하는 머신러닝 실험 관리 플랫폼이다.

    아크릴 관계자는 “수십억~수천억 파라미터를 기반으로 하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에 비해 아름 버전 2.0은 프로그램이 가벼우면서도 최적의 답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특히 한국어 데이터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답하는 능력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4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5.6%...“올해도 20%대 전망”

    실력은 실적이 방증한다. 2023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도 20%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세는 25.6%다. 현재 미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지 관리 등을 통해 실적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아크릴은 아름 2.0도 이 같은 성장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름 2.0의 출시 등 아크릴의 의료 AI 부문 성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크릴이 지난해 인수한 의료 AI 기업 파인헬스케어의 경우 최근 상처영상분석 소프트웨어 ‘스키넥스 욕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의료혁신군’으로 지정됐다. 혁신의료기기는 기존의 의료기기나 치료법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됐거나, 기술 집약도가 높은 첨단 기술이 적용돼 혁신적인 잠재 가치를 지닌 의료기기를 뜻한다. 스키넥스 욕창은 △욕창 단계 평가 △의약품 및 치료제 추천 △환자 상태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아크릴은 최근 ‘국가 의료 AI 프로젝트 ‘닥터앤서 3.0’과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등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과제에 잇달아 선정되며 국내 의료·제약·바이오·보험·화장품 기업들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아크릴 관계자는 “기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우울증과 전립선 비대증 등의 5개 AI 진단 서비스도 현장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며 “아름 2.0 출시를 계기로 병원·제약·바이오·보험·화장품 산업을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크릴은 기업공개(IPO)를 위한 코스닥 예비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며, 빠르면 이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