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뉴스(리투아니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유럽국가 중 리투아니아는 국내에 생소한 이름이다. 여행으로도 비즈니스로도 갈 기회가 많지 않다. 전쟁 중인 러시아 상공을 우회해야하는 이슈로 한국에서 경유지인 핀란드 헬싱키까지 13시간, 거기서 또 다시 2시간의 비행을 거쳐야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뉴스에 15일(현지시간) 닿을 수 있었다.
작년(2024년) 기준 리투아니아의 인구수는 288만명, 국내총생산(GDP)은 84억 8700만 달러(약 117조 8000억원)였다. 동기간 국내 인구수는 5175만명, GDP는 2292조 2024억원으로, 한국이 이 인구수는 18배, GDP는 19배다.
신구(新舊)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수도 빌뉴스에는 깊은 역사의 흔적과 나란히 과학기술이 도처에서 생활편의성을 증진 시키는 모습이었다.
예를 들자면 현금 사용이 거의 없고 모든 것이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는 점이다. 초행길이라도 트라피(Trafi)라는 교통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겁 없이 빌뉴스를 활개치고 돌아다닐 수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친절하고 영어에 능숙한 점도 국가의 인상에 플러스 요인이다. 도시는 깨끗하고 치안도 염려가 없어 보였다.
라이프사이언스 발틱스 2025
리투아니아는 바이오·생명과학 기술에 국가적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17일~18일 빌튜스 릿엑스포(Litexpo)에서 열리는 ‘라이프 사이언스 발틱 2025’(Life Sciences Baltic 2025) 행사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발트 반도 대표 생명공학 행사이며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2년에 한번씩 열리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리투아니아의 우선순위 산업 중 하나로, 국가 GDP의 2.2%에 기여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제조된 의약품과 헬스케어 제품의 86%가 100여개의 국가에 수출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한 국가 중 바이오기술 R&D 투자 대비 부가가치생산율이 3위다.
특별히 집중하는 분야는 △개인맞춤형 의료(세포·유전 치료제) △건강 데이터 기반시설(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바이오제조(CDMO, 3D바이오프린팅) 등이다.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생태계도 건실한 편이다. 리투아니아에는 S(과학)·T(기술)·E(공학)·M(제조) 분야 전공자들이 높은 비율로 바이오테크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도 R&D를 지원하고 규제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추진하는 ‘그린 코리도어’(Green Corridor)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며 세제 혜택과 전략 사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최대 20년간 법인세 0% 적용,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절차 단축 등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정해 투자자와 기관 간 원활한 협력을 보장하는 것이다. 코디네이터는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고, 이민 절차를 간소화하며, 투자 프로젝트와 연계된 학위 과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리투아니아는 투자 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전략적 프로젝트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의 시너지는
리투아니아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생각보다도 한국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빌뉴스 올드타운의 서점들에 고전부터 신간까지 폭 넓게 한국문학이 비치된 점에서 그렇다. 빌뉴스에서는 김금숙 작가의 만화 <나목>, 조경란 작가의 <복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진달용 작가의 <한류의 이해>, 황보름 작가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의 영문번역본이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리투아니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 한 의료AI 회사 대표는 “리투아니아는 반도체 레이저에 특화된 과학기술 강국이다. 나라가 작아서 그렇지, 완전히 한가지 기술에 올인(all-in)하는 곳”이라며 “문제는 사람들이 자꾸 서유럽이나 미국으로 유출되는 점일 것이다. 한국과 협력하면 우리나라의 역동성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줄기세포치료제 회사 대표는 “(리투아니아는)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병원·인력등 인프라 수준이 높은 반면 비용은 폴란드와 유사하게 낮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인 환자 데이터를 가성비 있게 확보하는 곳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타 바이오 회사 파트너링 미팅, GMP시설, 병원 등 방문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웨어러블 의료기기 회사 대표는 “유럽 현지 임상 겸 초기 시장 인체개념검증(PoC) 거점으로 고려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연구개발이 잘 되어있고 정부도 적극적”이라며 “다만 인지도와 시장 규모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사업중인 기업이 확장할 때 더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리투아니아는 소련 지배 시기를 거쳤기에 동유럽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지만, 국제연합(UN)은 리투아니아를 북유럽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국경은 발트해 그리고 라트비아, 벨라루스, 러시아(칼리닌그라드), 폴란드와 닿아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린다.
작년(2024년) 기준 리투아니아의 인구수는 288만명, 국내총생산(GDP)은 84억 8700만 달러(약 117조 8000억원)였다. 동기간 국내 인구수는 5175만명, GDP는 2292조 2024억원으로, 한국이 이 인구수는 18배, GDP는 19배다.
신구(新舊)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수도 빌뉴스에는 깊은 역사의 흔적과 나란히 과학기술이 도처에서 생활편의성을 증진 시키는 모습이었다.
예를 들자면 현금 사용이 거의 없고 모든 것이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는 점이다. 초행길이라도 트라피(Trafi)라는 교통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겁 없이 빌뉴스를 활개치고 돌아다닐 수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친절하고 영어에 능숙한 점도 국가의 인상에 플러스 요인이다. 도시는 깨끗하고 치안도 염려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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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바이오·생명과학 기술에 국가적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17일~18일 빌튜스 릿엑스포(Litexpo)에서 열리는 ‘라이프 사이언스 발틱 2025’(Life Sciences Baltic 2025) 행사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발트 반도 대표 생명공학 행사이며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2년에 한번씩 열리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리투아니아의 우선순위 산업 중 하나로, 국가 GDP의 2.2%에 기여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제조된 의약품과 헬스케어 제품의 86%가 100여개의 국가에 수출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한 국가 중 바이오기술 R&D 투자 대비 부가가치생산율이 3위다.
특별히 집중하는 분야는 △개인맞춤형 의료(세포·유전 치료제) △건강 데이터 기반시설(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바이오제조(CDMO, 3D바이오프린팅) 등이다.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생태계도 건실한 편이다. 리투아니아에는 S(과학)·T(기술)·E(공학)·M(제조) 분야 전공자들이 높은 비율로 바이오테크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도 R&D를 지원하고 규제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추진하는 ‘그린 코리도어’(Green Corridor)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며 세제 혜택과 전략 사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최대 20년간 법인세 0% 적용,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절차 단축 등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정해 투자자와 기관 간 원활한 협력을 보장하는 것이다. 코디네이터는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고, 이민 절차를 간소화하며, 투자 프로젝트와 연계된 학위 과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리투아니아는 투자 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전략적 프로젝트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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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생각보다도 한국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빌뉴스 올드타운의 서점들에 고전부터 신간까지 폭 넓게 한국문학이 비치된 점에서 그렇다. 빌뉴스에서는 김금숙 작가의 만화 <나목>, 조경란 작가의 <복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진달용 작가의 <한류의 이해>, 황보름 작가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의 영문번역본이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리투아니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 한 의료AI 회사 대표는 “리투아니아는 반도체 레이저에 특화된 과학기술 강국이다. 나라가 작아서 그렇지, 완전히 한가지 기술에 올인(all-in)하는 곳”이라며 “문제는 사람들이 자꾸 서유럽이나 미국으로 유출되는 점일 것이다. 한국과 협력하면 우리나라의 역동성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줄기세포치료제 회사 대표는 “(리투아니아는)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병원·인력등 인프라 수준이 높은 반면 비용은 폴란드와 유사하게 낮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인 환자 데이터를 가성비 있게 확보하는 곳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타 바이오 회사 파트너링 미팅, GMP시설, 병원 등 방문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웨어러블 의료기기 회사 대표는 “유럽 현지 임상 겸 초기 시장 인체개념검증(PoC) 거점으로 고려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연구개발이 잘 되어있고 정부도 적극적”이라며 “다만 인지도와 시장 규모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사업중인 기업이 확장할 때 더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리투아니아는 소련 지배 시기를 거쳤기에 동유럽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지만, 국제연합(UN)은 리투아니아를 북유럽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국경은 발트해 그리고 라트비아, 벨라루스, 러시아(칼리닌그라드), 폴란드와 닿아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