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신약개발사 올릭스(226950)가 미국 빅파마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 소식을 알린지 4개월 만에 프랑스 로레알과 공동연구 소식을 냈다. 질환 치료제부터 미용까지 넘나드는 RNA간섭(siRNA) 기술력으로 글로벌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두 건의 계약 모두 선급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고, 로레알과의 계약은 총계약 규모조차 밝히지 않았다. 주가는 되려 하락해, 시장에서는 실수령금의 내실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조만간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는 구설수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의 취재에 올릭스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인지도가 높은 파트너사를 확보한 점, 오가닉(organic)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자생력을 갖춰나가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딜들”이라며 “계약조건상 규모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유의미한 수준의 선급금과 마일스톤 유입이 있을 예정이라 연내 자금조달 관련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떼아 기술반환 딛고 연달아 기술계약 성공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올릭스는 이미 기술수출 방면에서는 경력자다. 국내 휴젤(145020), 프랑스 떼아, 중국 장수한소제약에 기술이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이후 2023년 5월에는 휴젤, 2024년 6월에는 떼아로부터 각각 기술반환을 받아 타격도 없진 않았지만, 올 2월 나스닥 시총 987조원 규모의 일라이릴리와 비만치료제 관련 기술계약을 발표하며 태세는 전환됐다. 이어 네 달만인 이달 9일에는 글로벌 모발 제품 강자 로레알과 ‘피부모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로레알과의 공동연구에 대해 올릭스 관계자는 “탈모치료제로 국한해 말할 수는 없다”며 “로레알과의 공동연구 계약 대상은 ‘특정 파이프라인이나 화장품·신약에 국한되지 않는, 올릭스-로레알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계약에 따라 올릭스는 siRNA를 활용한 피부 모발 공동 연구 결과물(Collaboration Product) 개발을 수행하고, 로레알은 자문을 제공한다. 로레알은 향후 기술이전 계약 또는 추가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독점적 협상 권리를 가진다.
다만 계약금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때에는 총계약 규모 9110억원에 선급금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로레알과의 계약은 총규모 및 선급금 모두 비공개에 부쳤다. 공시를 한 당일 올릭스 주가는 전일 대비 5.09%(2500원) 하락한 4만6650원에 마감했다. 계약 금액이 작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기술계약이란 언제 반환될지 모르기 때문에 총계약 규모보다는 수중에 확보하는 실수령금이 중요하다. 올릭스가 떼아와의 계약 체결 이후 4~5년만에 기술을 반환받았지만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74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처럼 말이다. 올릭스는 떼아 때에도 구체적인 기술료 수령액을 공시유보했고 계약해지 시점에야 사후공개했다.
한편, 올릭스는 올 1분기 매출액으로 9억7655만원을 기록했다. 전액 기술이전 기술료로 발생했으며, 2월 중 체결한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선급금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총계약의 0.1%에 그친다. 1분기 매출이 선급금 전체는 아니라는게 회사측 입장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보고서에 반영된 매출액은 ‘OLX702A’ 관련 파트너십에서 수령한 전체 계약금(upfront payment)이 아닌, 해당 계약금을 회계 기준에 따라 기간안분하여 인식한 금액”이라며 “이와 같은 기간안분 방식은 당사가 OLX702A의 호주 임상 2상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기간 동안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무에 탄력, 장기적으로 연구비용 절감
유의미한 수준의 선급금 비율은 얼마일까. 한 VC 투자자는 “과거엔 전체 계약 대비 10%의 선급금이 적당하다고 보았지만, 최근에는 상업화(commercialization) 마일스톤을 크게 잡아서 전체 딜 사이즈가 커지는 추세다. 선급금 비율이 3% 이상만 되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내용, 대상국가, 개발 단계에 따라서 선급금 규모가 천차 만별이라 대중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기술계약 내용에 대한 공개범위는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경우엔 올 5월 GSK에 기술이전한 4.1조원 딜에서 선급금은 740억원(7%)이라고 밝혔다. 처음 계약체결 공시에 이어 정정공시를 통해 선급금 실수령일자까지 알렸다.
올릭스 관계자는 “금년 한소제약에서 유입된 마일스톤, 릴리 계약에서의 선급금을 이미 수령했고 로레알 계약에서도 상당 규모의 선급금이 들어온다”며 “릴리와의 계약은 가까운 시일 내 다가오는 근접 마일스톤(near-term milestone)에 도달할 경우, 공시된 전체 계약규모에 상응하는 상당 규모의 마일스톤 금액(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다만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 및 시점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사의 요청에 의해 액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액수가 작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당사의 주가나 딜의 가치가 저평가 받는 부분이 대단히 아쉽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올릭스 측은 릴리, 로레알과의 기술계약을 통해 단기적으로 연구자금을 확보했고 장기적으로 개발 후기단계 연구비용 절감, 그리고 이름 있는 파트너사로부터 3자검증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릴리와의 계약 이후 올릭스의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져 빅파마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회사에는 3월말 기준 83억원가량의 현금이 있다. 주목할만한 부채는 작년 발행한 전환사채(CB) 잔액 45억원과 차입금 241억원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금년까지는 크게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2024년 발행한 CB 대부분이 전환되었으며 이외 차입금은 최장만기일이 31년 12월까지로 유동성에 큰 어려움이 없다. 바이오텍 특성상 법차손, 임상 연구개발자금 등의 이슈가 늘 존재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금조달 관련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두 건의 계약 모두 선급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고, 로레알과의 계약은 총계약 규모조차 밝히지 않았다. 주가는 되려 하락해, 시장에서는 실수령금의 내실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조만간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는 구설수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의 취재에 올릭스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인지도가 높은 파트너사를 확보한 점, 오가닉(organic)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자생력을 갖춰나가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딜들”이라며 “계약조건상 규모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유의미한 수준의 선급금과 마일스톤 유입이 있을 예정이라 연내 자금조달 관련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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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올릭스는 이미 기술수출 방면에서는 경력자다. 국내 휴젤(145020), 프랑스 떼아, 중국 장수한소제약에 기술이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이후 2023년 5월에는 휴젤, 2024년 6월에는 떼아로부터 각각 기술반환을 받아 타격도 없진 않았지만, 올 2월 나스닥 시총 987조원 규모의 일라이릴리와 비만치료제 관련 기술계약을 발표하며 태세는 전환됐다. 이어 네 달만인 이달 9일에는 글로벌 모발 제품 강자 로레알과 ‘피부모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로레알과의 공동연구에 대해 올릭스 관계자는 “탈모치료제로 국한해 말할 수는 없다”며 “로레알과의 공동연구 계약 대상은 ‘특정 파이프라인이나 화장품·신약에 국한되지 않는, 올릭스-로레알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계약에 따라 올릭스는 siRNA를 활용한 피부 모발 공동 연구 결과물(Collaboration Product) 개발을 수행하고, 로레알은 자문을 제공한다. 로레알은 향후 기술이전 계약 또는 추가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독점적 협상 권리를 가진다.
다만 계약금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때에는 총계약 규모 9110억원에 선급금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로레알과의 계약은 총규모 및 선급금 모두 비공개에 부쳤다. 공시를 한 당일 올릭스 주가는 전일 대비 5.09%(2500원) 하락한 4만6650원에 마감했다. 계약 금액이 작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기술계약이란 언제 반환될지 모르기 때문에 총계약 규모보다는 수중에 확보하는 실수령금이 중요하다. 올릭스가 떼아와의 계약 체결 이후 4~5년만에 기술을 반환받았지만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74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처럼 말이다. 올릭스는 떼아 때에도 구체적인 기술료 수령액을 공시유보했고 계약해지 시점에야 사후공개했다.
한편, 올릭스는 올 1분기 매출액으로 9억7655만원을 기록했다. 전액 기술이전 기술료로 발생했으며, 2월 중 체결한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선급금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총계약의 0.1%에 그친다. 1분기 매출이 선급금 전체는 아니라는게 회사측 입장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보고서에 반영된 매출액은 ‘OLX702A’ 관련 파트너십에서 수령한 전체 계약금(upfront payment)이 아닌, 해당 계약금을 회계 기준에 따라 기간안분하여 인식한 금액”이라며 “이와 같은 기간안분 방식은 당사가 OLX702A의 호주 임상 2상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기간 동안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무에 탄력, 장기적으로 연구비용 절감
유의미한 수준의 선급금 비율은 얼마일까. 한 VC 투자자는 “과거엔 전체 계약 대비 10%의 선급금이 적당하다고 보았지만, 최근에는 상업화(commercialization) 마일스톤을 크게 잡아서 전체 딜 사이즈가 커지는 추세다. 선급금 비율이 3% 이상만 되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내용, 대상국가, 개발 단계에 따라서 선급금 규모가 천차 만별이라 대중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기술계약 내용에 대한 공개범위는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경우엔 올 5월 GSK에 기술이전한 4.1조원 딜에서 선급금은 740억원(7%)이라고 밝혔다. 처음 계약체결 공시에 이어 정정공시를 통해 선급금 실수령일자까지 알렸다.
올릭스 관계자는 “금년 한소제약에서 유입된 마일스톤, 릴리 계약에서의 선급금을 이미 수령했고 로레알 계약에서도 상당 규모의 선급금이 들어온다”며 “릴리와의 계약은 가까운 시일 내 다가오는 근접 마일스톤(near-term milestone)에 도달할 경우, 공시된 전체 계약규모에 상응하는 상당 규모의 마일스톤 금액(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다만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 및 시점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사의 요청에 의해 액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액수가 작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당사의 주가나 딜의 가치가 저평가 받는 부분이 대단히 아쉽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올릭스 측은 릴리, 로레알과의 기술계약을 통해 단기적으로 연구자금을 확보했고 장기적으로 개발 후기단계 연구비용 절감, 그리고 이름 있는 파트너사로부터 3자검증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릴리와의 계약 이후 올릭스의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져 빅파마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회사에는 3월말 기준 83억원가량의 현금이 있다. 주목할만한 부채는 작년 발행한 전환사채(CB) 잔액 45억원과 차입금 241억원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금년까지는 크게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2024년 발행한 CB 대부분이 전환되었으며 이외 차입금은 최장만기일이 31년 12월까지로 유동성에 큰 어려움이 없다. 바이오텍 특성상 법차손, 임상 연구개발자금 등의 이슈가 늘 존재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금조달 관련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임정요 kayla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