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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암 진화 지도 그린다”…지니너스, 재발·면역회피 단서 잡았다

등록 2026-03-11 오전 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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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6년3월11일 8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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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암은 정적인 질환이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이다.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분석하면 치료 반응을 결정하는 핵심 세포와 기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이 지난해 2월 서울 송파구 정의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치료 전·후·재발까지…‘시간 기반’ 암 진화 추적

    박웅양 지니너스(389030)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은 암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지니너스는 시간과 공간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 공간오믹스’(multi-spatial omics) 기반 연구를 통해 이러한 암의 진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치료 전 종양부터 치료 후 조직, 재발 병변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교 분석해 어떤 암세포가 살아남고, 어떤 신호 경로를 통해 면역을 회피하며 재발과 전이를 일으키는지 규명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은 지난 9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멀티 공간오믹스를 활용한 암 진화 연구의 의미와 기술적 특징, 그리고 이를 신약개발로 연결하려는 지니너스의 전략을 들어봤다.

    지니너스가 주목하는 핵심은 종단(Longitudinal) 분석이다. 치료 전 종양 조직과 치료 후 조직, 재발 병변 등을 연속적으로 비교 분석해 암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기존 암 연구가 대부분 특정 시점의 종양 조직을 분석하는 단면 분석(Cross-sectional analysis)에 머물렀다면 종단 분석은 치료 전후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웅양 대표는 “환자의 암 조직을 치료 전후로 비교하면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에서 어떤 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한 번만 분석하면 단순히 세포가 많거나 적다는 사실만 알 수 있지만 시간 흐름을 따라 비교하면 어떤 세포가 실제 치료 반응을 이끌었는지 기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차이를 규명하면 새로운 신약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접근법을 통해 연구진은 치료 이후 살아남은 암세포가 어떻게 면역세포를 피하고 어떤 신호 경로를 이용해 생존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또한 특정 세포가 치료 과정에서 증가했는지 아니면 원래 많던 세포가 더 확장됐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RNA·단백질 불일치…치료 단서 찾다

    지니너스 연구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으로 리보핵산(RNA)과 단백질 발현 간 불일치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 암 조직에서는 RNA 발현이 낮은데 단백질은 높은 경우 반대로 RNA는 높은데 단백질은 거의 없는 경우가 발견된다.

    박 대표는 “RNA와 단백질의 불일치 자체가 중요한 현상이라기보다 RNA만 분석하면 알 수 없는 정보를 단백질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에서는 타깃 단백질이 세포막에 존재하는지, 세포질에 존재하는지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백질의 세포 내 위치와 분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RNA는 설계도이고 단백질은 실제 작동하는 완성품”이라며 “멀티 공간오믹스를 통해 RNA와 단백질을 동시에 분석하면 실제 치료에 의미 있는 타깃을 보다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면역항암제 타깃인 PD-L1이 있다. 일부 암에서는 PD-L1의 RNA 수치는 낮지만 실제 단백질은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RNA 분석만으로는 면역항암제가 왜 효과를 보이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 공간 단백체 분석을 활용하면 실제 단백질의 위치와 분포를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반응의 이유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암 치료는 면역세포 ‘숫자’가 아니라 ‘상태’가 좌우

    지니너스는 면역세포 분석에서도 기존보다 더 정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T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B세포 △섬유아세포 등 면역세포의 종류를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각 세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까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그는 “암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면역세포가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작동하고 있는지”라며 “특정 T세포를 회복시키거나 다른 기능적 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면 면역 반응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면역세포의 상태 변화가 항암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확인하면 새로운 면역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는 지니너스의 대규모 프로젝트 몬스터-3(MONSTER-3)를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약 3200명의 암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490만 개 단일세포(single cell)를 분석한 연구다.

    박 대표는 “싱글셀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기존에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희귀 면역세포도 찾아낼 수 있다”며 “숫자는 적지만 실제로 면역 반응을 좌우하는 핵심 세포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간오믹스 목적, 결국 신약개발”

    지니너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러한 분석 데이터를 신약개발과 동반진단 기술로 연결하는 것이다. 공간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해 암세포와 면역세포를 정밀하게 구분하고 환자의 치료 반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데이터는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면역항암제와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핵심 타깃 발굴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공간오믹스 분석의 목적은 결국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새로운 타깃이나 작용 기전을 먼저 찾아내면 혁신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니너스는 KB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부터 총 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재무 리스크를 해소했다. 지니너스는 이를 계기로 AI 신약개발 플랫폼 인텔리메드 고도화와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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