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인적분할②] 신약개발 진검승부, 신규 신약회사 예고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사업은 기본적으로 신약사업과 이해상충 관계다.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어떤 방식으로든 분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설립 13년만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마침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다른 길을 간다.
분할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의 신약개발 투자지주회사라는 위치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뿐만이 아닌 신규 자회사를 추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기술을 육성하고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관리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 그리고 배당금이다.
투자전문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넘겨 받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등의 관리 및 신규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요 자회사이지만 유일한 자회사는 아니라는 것을 시사했다. 자회사 관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및 배당금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필요시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물론 주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할수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며 향후 20개 이상 제품의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종양질환, 안과질환, 신장질환, 혈액질환, 내분비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밀러 제품을 출시했거나 개발하고 있다.
다만 전체 바이오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인 점에서,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도 지속적인 두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산업내 전체 시장에서 자치하는 수준은 3%에 불과하다.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바이오 기술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바이오 신사업 관련 M&A 및 벤처 투자를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중장기적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차세대 기술분야 발굴 및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우수 바이오 기업 발굴 및 육성,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 추진, 미래유망기술 선제적 투자 등 다양한 바이오 신규 모달리티 분야를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자회사간 글로벌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각 회사별로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유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집중하는 회사였다면 신설 자회사는 미래성장을 위한 바이오 기술의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난 13년간 바이오시밀러에 몰두했지만 좀더 기술을 개발해야 할 영역이 많아지는 상태이며,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신기술을 캐치하고 개발해야한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추가 신설 관련해서는 추가되는 내용이 있다면 시장과 주주들에게 얘기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삼성의 신약개발 큰 그림
앞서 LG, CJ, 한화 등 수많은 국내 대기업이 신약의 꿈에 도전했지만 현재까지 이들 중 조단위 매출을 내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작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 5000억원가량을 벌었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조원가량의 매출을 냈다.
시작부터 큰그림은 명확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CDMO 수주업으로 캐시카우를 마련하고 시밀러, 나아가서 고부가 가치 영역인 신약까지 뻗어나간다는 밑바탕을 세웠다. 다만 고객사 대상으로 수주 영업을 펼쳐야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차세대 기술 개발을 이뤄야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기적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사업모델인 것 또한 뚜렷했다. 어떤 식으로든 분할이 필요했고 이는 오랜시간 쿠킹(cooking)된 계획이었다.
그림의 기틀을 세운 것은 초대 대표인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다. 삼성 그룹 내 신사업 창업의 형태로 김 전 사장이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1년 세웠고, 이어 고 사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2년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사이 합작법인의 형태였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 창업을 주도한 것은 고 사장으로 알려졌다.
창업 주도자라는 점과 전문성을 이유로 두 사람은 삼성그룹에서 이례적이게도 10년 이상 장수한 CEO다. 김 전 사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고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대표로 재직했다. 특히 고 전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물러난 작년 말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미래기획사업단장으로 부임했고, 이 같은 분할 계획에 방아쇠를 당기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는 2대 대표들의 시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 림 사장이 2020년 12월부터 대표직을 맡아 이끌어오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말 대표로 부임한 김경아 사장이 신규분할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까지 겸직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신약 사업을 본격적으로 주도해 나갈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유승호 부사장은 “이번 인적분할 건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이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적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회사 자체에서 발의를 한 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가 윈-윈하려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분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의 신약개발 투자지주회사라는 위치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뿐만이 아닌 신규 자회사를 추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기술을 육성하고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관리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 그리고 배당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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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넘겨 받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등의 관리 및 신규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요 자회사이지만 유일한 자회사는 아니라는 것을 시사했다. 자회사 관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및 배당금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필요시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물론 주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할수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며 향후 20개 이상 제품의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종양질환, 안과질환, 신장질환, 혈액질환, 내분비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밀러 제품을 출시했거나 개발하고 있다.
다만 전체 바이오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인 점에서,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도 지속적인 두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산업내 전체 시장에서 자치하는 수준은 3%에 불과하다.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바이오 기술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바이오 신사업 관련 M&A 및 벤처 투자를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중장기적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차세대 기술분야 발굴 및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우수 바이오 기업 발굴 및 육성,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 추진, 미래유망기술 선제적 투자 등 다양한 바이오 신규 모달리티 분야를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자회사간 글로벌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각 회사별로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유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집중하는 회사였다면 신설 자회사는 미래성장을 위한 바이오 기술의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난 13년간 바이오시밀러에 몰두했지만 좀더 기술을 개발해야 할 영역이 많아지는 상태이며,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신기술을 캐치하고 개발해야한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추가 신설 관련해서는 추가되는 내용이 있다면 시장과 주주들에게 얘기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삼성의 신약개발 큰 그림
앞서 LG, CJ, 한화 등 수많은 국내 대기업이 신약의 꿈에 도전했지만 현재까지 이들 중 조단위 매출을 내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작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 5000억원가량을 벌었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조원가량의 매출을 냈다.
시작부터 큰그림은 명확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CDMO 수주업으로 캐시카우를 마련하고 시밀러, 나아가서 고부가 가치 영역인 신약까지 뻗어나간다는 밑바탕을 세웠다. 다만 고객사 대상으로 수주 영업을 펼쳐야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차세대 기술 개발을 이뤄야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기적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사업모델인 것 또한 뚜렷했다. 어떤 식으로든 분할이 필요했고 이는 오랜시간 쿠킹(cooking)된 계획이었다.
그림의 기틀을 세운 것은 초대 대표인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다. 삼성 그룹 내 신사업 창업의 형태로 김 전 사장이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1년 세웠고, 이어 고 사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2년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사이 합작법인의 형태였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 창업을 주도한 것은 고 사장으로 알려졌다.
창업 주도자라는 점과 전문성을 이유로 두 사람은 삼성그룹에서 이례적이게도 10년 이상 장수한 CEO다. 김 전 사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고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대표로 재직했다. 특히 고 전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물러난 작년 말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미래기획사업단장으로 부임했고, 이 같은 분할 계획에 방아쇠를 당기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는 2대 대표들의 시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 림 사장이 2020년 12월부터 대표직을 맡아 이끌어오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말 대표로 부임한 김경아 사장이 신규분할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까지 겸직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신약 사업을 본격적으로 주도해 나갈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유승호 부사장은 “이번 인적분할 건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이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적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회사 자체에서 발의를 한 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가 윈-윈하려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분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요 kayla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