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아리바이오, 푸싱제약과 ‘7조 딜’ 후 승부수…"상업화·상장 동시에 가속화"

등록 2026-05-18 오후 2:27:00
  • kakao
  • facebook
  • twitter
  • link_url
    9~10월 AR1001 글로벌 임상3상 톱라인 발표 예정
    NDA 신청까지 직접 주도…상업화·상장 전략 변화 본격화
    푸싱 지분 투자 추진·삼진제약 생산 협력 확대도 주목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가 중국 푸싱제약(Fosun Pharma)과 7조원 규모 AR1001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체결 이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성장 전략과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단순 기술수출을 넘어 글로벌 상업화 체제 구축, 추가 적응증 확대, 후속 파이프라인 강화, 상장 전략 변화, 삼진제약과의 생산 협력 확대 등 ‘포스트 기술이전’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임상 3상 성패를 결정지을 톱라인 데이터가 3분기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3분기 이후 성장 전략 가속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리바이오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준 아리바이오 공동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직접 수행하고 상업화까지 주도하는 사례가 나와야 대한민국 신약 산업도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이번 계약은 단순 판권 이전이 아니라 글로벌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말했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총 7조원 규모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옵션 계약금 900억원 △탑라인 이후 옵션 행사금 1200억원 △FDA 허가 마일스톤 15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초기 유입 자금만 총 2100억원 규모다.

프레드 킴 아리바이오 미국 지사장은 “푸싱제약이 AR1001 글로벌 권리에 대한 독점 옵션을 확보하는 계약”이라며 “입금된 선급금은 일반적 계약 위반이 없는 한 반환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사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주도권 유지’다. 일반적인 기술수출처럼 개발 권한을 모두 넘기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정 대표는 “NDA 패키지 준비와 FDA 허가 신청 전략은 끝까지 아리바이오가 주도한다”며 “푸싱은 생산·공급망·가격·보험·병원 네트워크·글로벌 상업화 인프라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회사 측에 따르면 푸싱제약은 NDA 신청 전부터 미국과 글로벌 시장 상업화를 위한 조직 구축과 투자 계획을 세운 상태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푸싱이 상업화를 위해 투입하려는 투자 규모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아리바이오를 단순 파이프라인이 아닌 글로벌 전략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9~10월 글로벌 3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 임상 성패 분수령

아리바이오는 현재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을 진행 중이다. 총 1535명 환자 등록을 완료했고, 13개국 230여개 센터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 환자 투약 종료 시점은 오는 6월, 탑라인 발표 목표 시점은 9~10월이다.

푸싱제약과 계약을 통해 임상뿐 아니라 상업화 준비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원래 글로벌 제약사들은 임상 종료 전에 메디컬 어페어즈나 상업화 조직을 미리 준비한다”며 “그동안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 운영만으로도 벅찼지만 이제는 허가와 상업화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3상 톱라인 데이터가 발표되면 아리바이오 기업가치와 상장을 포함한 성장 전략에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아리바이오는 소룩스(290690)와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해 왔다. 동시에 단독 상장 등 다양한 가능성을 언급해 왔는데, 이날도 상장 관련해 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유입되는 시점에는 유니콘 기업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장 관련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향후 △아리바이오(퇴행성 뇌질환 신약개발) △아리바이오랩(백신 플랫폼) △소룩스(홀딩스 및 데이터센터 기반 미래사업) 형태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소룩스 사명도 변경할 예정이며, 아리바이오 그룹 미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기반 AI 인프라와 바이오 사업을 연결하는 방향성이 제기된다.

프레드킴 아리바이오 미국 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리바이오 기자간담회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AR1001 이후...“치매 넘어 뇌질환 플랫폼”

아리바이오는 이번 계약이 AR1001 단일 파이프라인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선 추가 적응증 확대가 핵심이다. 현재 혈관성 치매 임상을 영국 정부 과제로 준비 중이며, 올해 투약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파킨슨병,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TBI) 적응증도 개발 후보군에 올라 있다.

정재준 대표는 “혈관성 치매는 특히 아시아 지역 환자가 많고 아직 치료제가 없다”며 “파킨슨병 역시 동물실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AR1004는 경도인지장애(MCI) 대상 천연물 의약품으로 국내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AR1005는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로 올해 임상 2상 탑라인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전문기업 아리바이오랩(구 차백신연구소)과 연계한 알츠하이머 백신 개발도 본격화된다.

성 대표는 “아리바이오랩의 면역증강 플랫폼과 아리바이오의 뇌질환 개발 역량을 결합해 백신 및 차세대 치료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싱제약, 아리바이오 지분 투자 나선다

특히 푸싱제약이 단순 기술이전 계약을 넘어 아리바이오 지분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도 공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푸싱제약은 계약 협상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SI) 형태의 대규모 지분 투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드 킴 미국 지사장은 “푸싱제약은 그룹 차원 경영진까지 모두 계약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며 “지분 확보를 통해 아리바이오와 파트너십을 더욱 긴밀하게 가져가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리바이오는 푸싱제약 지분율 확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선을 그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대표는 “푸싱 측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현재 2대 주주인 삼진제약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중국 그룹이 2대 주주가 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투자 규모 역시 2대 주주 이하 수준으로 조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