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제약국부론] 모두가 한우물 팔때 다각화로 우뚝선 제약사
등록 2025-09-02 오후 7:00:00
- 휴온스,“올해는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기업 도약 원년”
송수영 휴온스 및 휴온스글로벌 대표 인터뷰
20년간 메이저 제약사 최고 성장(연평균 18%) 기록
송대표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강력한 리더십” 3박자가 비결
다케다 제약(글로벌 성장)과 J&J(사업다각화)이 벤치마킹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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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9월2일 19시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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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이 옳은 사업전략이고, 어느 것이 그른 지는 결국 회사마다 처한 경영환경이 좌우한다. 백여년 역사의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비만 치료제 분야에 집중해 대성공을 거둔 반면, 이보다 오랜 역사의 존슨앤드존슨은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에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전자는 수직 계열화(한우물 파기)를, 후자는 사업 다각화라는 서로 대조적인 사업전략을 펼쳤지만 모두 큰 성과를 거뒀다.
두 전략 가운데 아직까지 K바이오는 대부분 한우물 파기에 매진하는 양상이다. K바이오는 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집중한다. 덩치가 작다보니 아직 사업다각화는 언감생심인 것이다. 화장품,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기업이 일부 등장했지만 걸음마 단계이다.
제약·바이오에만 올인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일찌감치 전방위적인 사업 다각화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휴온스그룹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특히 휴온스그룹은 메이저 제약사 가운데 지속적으로 최고 성장세를 기록, 향후 K바이오 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로 첫손에 꼽힌다. 지난 20년간 휴온스그룹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8.4%에 달한다. 올해 환갑을 맞은 휴온스그룹의 송수영 휴온스 및 휴온스글로벌 대표를 1일 만나 휴온스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전략과 고성장 비결등을 들어봤다.
“올해는 휴온스그룹이 창립 6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다. 1965년 창립 당시 창업주이신 故 윤명용 회장께서는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애국이다’ 라는 경영신념 아래 수입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고, 품질 좋은 국산 의약품을 만드는 데 매진했다. 휴온스는 이러한 창업주 정신을 중심축으로 사업 다각화라는 전략을 융합하면서 혁혁한 성과를 거듭내고 있다.”
송수영 대표는 “올해는 휴온스가 토털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매출 4118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을 기록한 휴온스그룹은 올해 매출 1조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어느 정도 달성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휴온스그룹은 지속적인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사업다각화 기틀을 잡아왔다. 의약품(전체 매출의 60%)을 선두로 에스테틱(20%), 건기식(10%), 의료기기(10%) 등을 중심축으로 사업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K바이오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사업 다각화 성공사례이다. 한쪽 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 마다 고르게 성장을 이뤄낸 게 장기간 업계 최고의 성장률 달성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고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 송대표는 “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강력한 경영 리더십”이라는 3박자를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휴온스에서는 경영진이 결정한 사안은 다른 어느 기업보다도 빠른 속도로 일사불란하게 실행하는 기업문화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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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표는 여기에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존슨앤드존슨을 롤모델로 삼고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료기기, 화장품, 소비재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조화를 이뤄 성장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은 휴온스가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수많은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보유, 제약 사업을 견고하게 중심으로 잡고 있으면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에 과감히 투자를 단행하는 등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요컨대 휴온스와 가장 유사한 사업포트폴리오와 사업전략을 갖고 있는 곳이 존슨앤드존슨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제대로 전개된다면 10년 내 휴온스그룹은 매출규모와 글로벌 위상 측면에서 K바이오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는 지금은 매출 등 덩치면에서 톱 제약사들에 다소 밀리지만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동시 다발적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루게 되면 업계의 판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트럼트 정부의 의약품 관세 인상 정책등으로 모두가 미국 시장 공략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역발상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다들 주춤할 때가 오히려 기회다.”
송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미국시장 공략은 한시라도 늦출수 없는 필수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휴온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은 주사제 7종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2%리도카인-에피네프린 주사제’도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면서 “향후 휴온스를 포함한 가족사들 모두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송대표는 휴온스에 합류하기 전 한국인으로 최초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재팬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를 10년간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일본에 대해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아는 기업인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일본이 제약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적극적 R&D 투자, 철저한 품질 관리, 장기적 시각의 경영 문화에 있다. 일본 기업들은 신약 개발에 장기간 투자하며 꾸준히 성과를 쌓았고, 품질과 안전성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일본 전문가인 송대표의 일본 제약산업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글로벌 제약강국을 도모하는 K바이오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