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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평석 바이젠셀 대표 "빠르면 내년부터 VT-EBV-N 매출 기대"

등록 2025-12-02 오후 6: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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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평석 바이젠셀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별관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사진=김새미 기자)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기평석 바이젠셀(308080)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IR) 이후 이데일리에 “빠르면 내년에도 절외 NK/T세포 림프종(ENKL) 치료제 ‘VT-EBV-N’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첨생법 개정에 따른 첨단재생의료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 대표의 해당 발언은 이날 기영욱 바이젠셀 혁신전략본부장(상무)의 “VT-EBV-N은 당장 내년도 매출이 발생되는 파이프라인은 아니다”라는 언급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조기 상업화 박차 가하는 바이젠셀

    첨단재생의료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 심사에서 통과할 경우 임상연구를 추진했던 의료기관에서 해당 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첨단재생의료 제도를 활용할 경우 VT-EBV-N를 일부 환자 치료에 사용하면서 조기 매출 발생이 가능해진다. 기 대표는 가은병원 등 네트워크를 통해 실제 투여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 첨단재생의료 지정까지 6~9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내년에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기 대표는 올 초 바이젠셀의 최대주주가 보령에서 가은글로벌로 변경된 이후 같은해 3월 바이젠셀의 신임 대표이사로 올라선 인물이다. 가은글로벌은 가은병원장인 기 대표의 가족 기업이자, 세포치료제 자회사 테라베스트의 지분 45.7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바이젠셀은 지배구조 변경 이후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인력 구조도 바꿨다. 기 상무는 “감마델타 T세포를 활용한 범용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바이레인저’(ViRanger)의 경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NK세포치료제 쪽이 더 선도 기술이라고 보고 중복된다고 판단해 개발 중단했다”며 “MDSC 기반 GvHD 파이프라인의 경우 최근 범부처 재생의료 사업에 선정돼 임상개발이나 첨단재생의료 기술을 선택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인력이 지난해 말 21명에서 올해 3분기 8명으로 줄어든 데 대해 기 상무는 “임상개발, 사업개발 중심으로 조직 개편하면서 기초연구 중심 연구원들이 나가게 됐다”며 “연구보다 임상 단계로 전환하고 사업화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VT-EBV-N 임상 2상 톱라인 의미는?

    이날 IR은 지난달 25일 공시한 VT-EBV-N의 임상 2상 결과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사업화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됐다.

    해당 톱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2년 무질병생존율(DFS)은 95%로 대조군(자가 말초혈액단핵세포, 이하 PBMC) 77.58%보다 높았다. P값은 0.0347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율(OS)은 P값이 0.0580으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투약군에서 사망한 환자수가 0명, 대조군에서 4명으로 사망자 수가 적어 통계적 신뢰구간이 좁아지지 않은 탓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투약군이 전원 생존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투약군에서 재발 또는 사망 발생률이 5.26%(1명)으로 대조군 33.33%(8명) 대비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한 P값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 대표는 “이건 단순히 7년 동안의 결과가 아니라 세포치료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비전”이라며 “이번 임상 결과는 바이젠셀의 파이프라인을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장 가능한 근거”라고 봤다. 이어 그는 “최근 발달된 모든 과학 지식을 동원해 고형암(solid tumor)을 해결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재생의학에서 우리가 선두에 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비전은 iPSC 기반 NK세포치료제에 유전자 편집을 적용한 CAR-NK 치료제이다.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는 교모세포종 치료제 ‘VC302’와 간세포암 치료제 ‘VC402’를 제시했다.

    바이젠셀은 내년 초 결과보고서(CSR)을 수령한 뒤 내년 상반기 식약처에 VT-EBV-N의 신속심사를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조건부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빠르면 2027년 상반기 국내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파트너사인 보령과 함께 5년 내 국내 시장점유율 8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VT-EBV-N의 시장성은?

    ENKL은 희귀질환이고 VT-EBV-N이 새로운 기전의 NK/T세포 대상 면역세포치료제라는 점에서 조건부 허가 신청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성 면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 상무는 “국내에서 매년 300~400면의 ENKL 환자가 발생한다”며 “시장 침투율을 80~90% 확보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300~4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젠셀의 VT-EBV-N의 5개년 국내 매출 예상치 (자료=바이젠셀)
    바이젠셀이 공개한 VT-EBV-N의 5개년 국내 매출 예측치를 보면 2027년 78억원→2028년 162억원→2029년 253억원→2030년 330억원→2031년 412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바이젠셀은 VT-EBV-N가 동일 포지셔닝으로 경쟁약이 없다는 점과 합리적인 약가를 기반으로 5개년 평균 시장점유율 약 57%를 가정해 이러한 수치를 산정했다. 특히 바이젠셀은 VT-EBV-N에 1억원대의 약가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CAR-T 치료제 약가 대비 50% 수준이다.

    기 상무는 “VT-EBV-N은 희귀암종인 NK/T세포 림프종에 적용 가능한 세계 유일의 면역세포치료제로서 시판 시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일 기전의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점, 제조 가격이 CAR-T 치료제의 절반 가격에 불과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진출은 기술수출이나 해외 판권 계약을 통해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국내보다 30배가량 큰 시장인 중국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타진하고 있다.

    기 상무는 “글로벌 NK/T세포 림프종 시장에선 중국이 가장 큰 규모”라며 “서구권보다 아시아권에 환자가 집중돼 있으며, 한국의 약 30배인 연간 1만명 이상 환자가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최초로 중국 제약사와 접촉했으나 그 시점에선 임상 결과가 없어 후속 진행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임상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에 다시 가장 적합한 파트너사를 찾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기 상무는 내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을 본격화하고 의약품 도매업 등 신사업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비유기적 방법을 통해서도 매출을 확충하는 방법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2026년 매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3~4년 내 BEP 도달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