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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억원 가압류…4자연합 갈등 법정전 확산

등록 2026-08-06 오후 2: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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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법원이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에 대해 100억원 규모의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을 봉합하기 위해 결성됐던 4자 연합이 상호 가압류와 위약벌 소송을 주고받으면서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신 회장이 임 부회장을 상대로 신청한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 가압류를 인용했다. 신 회장은 임 부회장이 4자협약상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했다며 200억원의 위약벌 채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가압류는 이 가운데 100억원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가압류는 본안판결 전 채무자의 재산을 잠정적으로 동결하는 보전처분이다. 법원이 임 부회장의 협약 위반과 위약벌 책임을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책임 여부는 향후 본안소송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신 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 부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유한회사는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4자 연합을 결성하고 보유지분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약정했다.

    이번 가압류의 핵심 쟁점은 임 부회장이 협약 당시 보유지분으로 제시한 9.15% 가운데 에쿼티퍼스트와 환매조건부로 거래한 2.7%다. 임 부회장은 2025년과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신 회장 측은 이를 4자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임 부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분을 협약상 보유지분에 포함했다면 연합의 의결권 구도와 신뢰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 구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쿼티퍼스트는 임 부회장 2.7%,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3.44%, 송 회장 0.46% 등 총 6.6%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했다. 신 회장 측은 해당 지분 대부분이 시장에 매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진=한미약품그룹)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진=한미약품그룹)
    실제 의결권 구도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신 회장 측은 에쿼티퍼스트 거래분을 제외하면 송 회장·임 부회장·킬링턴 측 지분은 약 34.4%인 반면, 신 회장과 한양정밀은 약 35%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임종훈 대표가 나우아이비22호펀드에 매각한 2.5%를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으로 볼 근거도 현재 공시만으로 명확하지 않다. 나우IB가 독립적인 재무적투자자라면 시장가격보다 높은 주당 4만8000원에 지분을 인수한 투자 논리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오너일가와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했다면 공동보유 공시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한미그룹 분쟁은 2024년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OCI그룹 통합 추진에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반발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형제 측을 지지했던 신 회장은 이후 송 회장·임 부회장 측과 4자 연합을 결성했지만, 시니어케어 사업과 경영진 구성을 놓고 다시 갈라섰다. 송 회장·임 부회장·킬링턴 측이 신 회장을 상대로 600억원의 위약벌 소송과 가압류를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신 회장이 임 부회장에게 맞가압류를 건 것이다.

    오너일가는 상속세와 대출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 거래를 반복하면서 실제 의결권 구조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신 회장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하면서 대규모 지분 매입과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경영권 영향력 확대 의도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측 모두 회사 경영보다 지분 확보와 상대 진영 압박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는 임 부회장의 4자협약 위반 여부를 다루는 본안소송 결과와 에쿼티퍼스트에 넘어간 지분 6.6%의 실제 처분 내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우IB가 인수한 2.5%의 의결권 행사 방향과 공동보유 공시 여부, 오너일가 측이 자신들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는 친인척과 공익재단 보유지분이 실제 의결권 행사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도 변수다. 양측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이들 지분이 어느 쪽에 힘을 싣느냐에 따라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신 회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번 건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인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 (사진=한미약품)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 (사진=한미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