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11월29일 9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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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카카오(035720)가 AI기반 흉부 엑스레이 판독 보조 인공지능(AI) 사업을 정리했다. AI의료업계에선 카카오의 철수가 루닛의 독주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의 사업 매각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화’ 측면이라고 설명했지만 의료 분야의 여러 허들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루닛은 업계 추정 연간 900억원의 AI 흉부 이미지 판독 시장 잠식 가능성이 더 커졌다. 병원 수 기준 루닛은 해당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AI영상진단 사업 접는 까닭은
28일 AI의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사업 계열사인 씨엑스알랩이 스타트업 숨빗AI에 매각됐다. 이로써 숨빗AI는 씨엑스알랩을 흡수합병했고 씨엑스알랩은 사라졌다. 숨빗AI는 카카오브레인에서 흉부 엑스레이 판독보조 AI 사업을 개발한 팀이 카카오를 나와 설립한 회사다.
카카오의 이같은 사업 매각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꾸준히 몸집을 불려온 카카오(매출 약 8조원)는 36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9년 만에 211개(상장사 10개, 비상장사 201개)로 늘렸다. 매출 259조원의 삼성그룹의 계열사 수가 63개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일부 사업은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AI의료 등을 전담하던 카카오브레인은 5년간 1536억원의 손실을 낸 뒤 최근 본사 AI 조직 ‘카나나’로 통합됐다.
루닛 등 기존 사업자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카카오가 후발주자로써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AI의료 사업은 다른 방식으로의 영업 전략이 필요한 사업이다. 특히 병원과 협력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첫번째 혁신 기기에 대한 메리트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AI의료업계 관계자는 “루닛의 경우 해외 임상 근거가 탄탄해서 이번 승인 과정에서 독보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안다”며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기존에 비슷한 기술이 있으면 그것과 비교해서 더 높은 임상 효과를 내거나 그에 준하는 임상 효과들을 내야 승인이 되기에 후발주자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 개발 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해 상용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을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측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고강도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AI영상 진단 사업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 매각은 경영 효율화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진행됐다”며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검진 사업은 (매각 검토 당시) 스핀아웃 등을 검토했지만 인수 의사가 있는 쪽이 나와서 매각이 진행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루닛, 국내 시장 독과점 가능성 높은 이유
이에 기존 흉부AI 진단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루닛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숨빗AI가 씨엑스알랩을 흡수합병하며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숨빗AI가 카카오의 대규모 투자 역량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 분야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시장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폐암을 확인하는 과정이기에 전망도 밝다. 실제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영상 진단용 AI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9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흉부 쪽의 사용량이 가장 많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 루닛은 기존 폐암 진단 AI의료 사업자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AI의료 기업 중 흉부 AI 진단 제품을 보유한 기업은 뷰노(338220), 딥노이드(315640) 등인데 이 중 루닛의 도입 병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루닛의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CXR’을 도입한 한국 내 병원 수는 작년 상반기 기준 320곳이다. 전 세계로 무대를 넓히면 3000곳이 넘는다. 딥노이드의 흉부 엑스레이 솔루션인 ‘딥체스트(DEEP:CHEST)’와 뷰노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의 한국 내 정확한 도입 병원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루닛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압도적이다.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은 폐 질환을 99%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주요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능이다. 국제 학술지 래디올로지에 따르면, 루닛의 폐 결절 검출 능력은 AI 성능 평가 지표인 ‘AUC’에서 0.93을 기록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루닛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카카오의 철수가 그저 좋은 현상으로만 보고 있진 않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 투자를 확대하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가 있는데 이점에서 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만 LG그룹이나 SK그룹이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사업 매각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화’ 측면이라고 설명했지만 의료 분야의 여러 허들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루닛은 업계 추정 연간 900억원의 AI 흉부 이미지 판독 시장 잠식 가능성이 더 커졌다. 병원 수 기준 루닛은 해당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AI영상진단 사업 접는 까닭은
28일 AI의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사업 계열사인 씨엑스알랩이 스타트업 숨빗AI에 매각됐다. 이로써 숨빗AI는 씨엑스알랩을 흡수합병했고 씨엑스알랩은 사라졌다. 숨빗AI는 카카오브레인에서 흉부 엑스레이 판독보조 AI 사업을 개발한 팀이 카카오를 나와 설립한 회사다.
카카오의 이같은 사업 매각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꾸준히 몸집을 불려온 카카오(매출 약 8조원)는 36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9년 만에 211개(상장사 10개, 비상장사 201개)로 늘렸다. 매출 259조원의 삼성그룹의 계열사 수가 63개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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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등 기존 사업자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카카오가 후발주자로써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AI의료 사업은 다른 방식으로의 영업 전략이 필요한 사업이다. 특히 병원과 협력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첫번째 혁신 기기에 대한 메리트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AI의료업계 관계자는 “루닛의 경우 해외 임상 근거가 탄탄해서 이번 승인 과정에서 독보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안다”며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기존에 비슷한 기술이 있으면 그것과 비교해서 더 높은 임상 효과를 내거나 그에 준하는 임상 효과들을 내야 승인이 되기에 후발주자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 개발 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해 상용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을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측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고강도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AI영상 진단 사업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 매각은 경영 효율화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진행됐다”며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검진 사업은 (매각 검토 당시) 스핀아웃 등을 검토했지만 인수 의사가 있는 쪽이 나와서 매각이 진행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루닛, 국내 시장 독과점 가능성 높은 이유
이에 기존 흉부AI 진단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루닛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숨빗AI가 씨엑스알랩을 흡수합병하며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숨빗AI가 카카오의 대규모 투자 역량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 분야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시장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폐암을 확인하는 과정이기에 전망도 밝다. 실제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영상 진단용 AI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9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흉부 쪽의 사용량이 가장 많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 루닛은 기존 폐암 진단 AI의료 사업자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AI의료 기업 중 흉부 AI 진단 제품을 보유한 기업은 뷰노(338220), 딥노이드(315640) 등인데 이 중 루닛의 도입 병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루닛의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CXR’을 도입한 한국 내 병원 수는 작년 상반기 기준 320곳이다. 전 세계로 무대를 넓히면 3000곳이 넘는다. 딥노이드의 흉부 엑스레이 솔루션인 ‘딥체스트(DEEP:CHEST)’와 뷰노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의 한국 내 정확한 도입 병원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루닛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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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카카오의 철수가 그저 좋은 현상으로만 보고 있진 않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 투자를 확대하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가 있는데 이점에서 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만 LG그룹이나 SK그룹이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