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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R 0%’ 박셀바이오, 공식 입장문 거짓말 의혹 세 가지

등록 2022-09-01 오전 8:41:37
    클리니컬트라이얼 1차지표는 독성 여부
    국제골수종연구그룹 기준 ORR 핵심 지표
    최근 승인된 신약 얀센 카비티, ORR 98%
    “면역학적 반응과 임상 반응 관련 없다”

이 기사는 2022년9월1일 8시4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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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박셀바이오(323990)가 직접 작성한 논문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에 등재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명을 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데일리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 배포한 공식 입장문이 앞뒤가 맞지 않아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셀바이오 Vax-DC 임상 1/2a상에 대한 클리니컬트라이얼 게시된 1차지표와 2차지표. (자료=클리니컬트라이얼)
지난 26일 이데일리는 <의혹 투성 박셀바이오 공시…투자자 혼란 부추기는 거래소>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29일 포털사이트에 무료로 공개됐디. 박셀바이오는 이날 곧바로 “이데일리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주주공지문을 올렸다.

주주공지문에는 세 가지 거짓말 의혹이 제기된다. 우선 1차지표의 진실이다. 박셀바이오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Vax-DC 임상 1/2a상을 진행했다. 박셀바이오 측은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을 1차지표로 분석했다”며 “그 결과 Vax-DC를 투여받은 9명의 환자 중 77.8%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에 박셀바이오가 공개한 정보에는 Vax-DC 임상 1/2a상의 1차지표는 안전성(이상반응이 발생한 참가자 수), 단 한 개밖에 없다. 1차지표가 ‘면역학적 반응’이라는 박셀바이오의 주장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클리니컬트라이얼에 임상 정보를 게시하려면 바이오회사가 직접 서류 작성을 해서 제출하는 구조다. 만약 박셀바이오가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클리니컬트라이얼에 제출한 1차지표와 실제 임상에서 사용된 1차지표가 다르다면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혈액암의 유효성 평가지표다. 박셀바이오 측은 “일반적으로 고형암 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수치는 객관적 반응률(ORR), 무진행생존기간(PFS), 완전관해(CR), 전체 생존 평균(OS) 등이 있다”며 “하지만 혈액암의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 다르다. SD(안정성 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국제골수종연구그룹(IMWG)에서 만든 다발성골수종 유효성 평가 기준. (자료=IMWG 홈페이지)
클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박셀바이오의 2차지표는 두 개가 있다. 국제골수종연구그룹(IMWG) 기준을 적용한 임상 반응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IMWG 유효성 평가 기준은 sCR(엄격한 완전관해), CR(완전관해), VGPR(매우 좋은 부분 관해), PR(부분관해), SD(안정성 병변) PD(진행성 질환) 등이 있다. sCR>CR>VGPR>PR>SD>PD 순서로 좋은 임상 반응이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항암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ORR(객관적 반응률)은 ‘sCR+CR+ VGPR+PR’을 합친 통계다. 따라서 혈액암은 고형암과 다른 지표로 유효성을 평가한다는 박셀바이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박셀바이오의 임상 결과에서 SD 5명, 이외에 ORR 통계로 들어갈 수 있는 환자는 0명이다.

가장 최근 다발성골수종 신약 개발에 성공한 얀센의 카빅티(Carvykti) 역시 ORR로 효능을 입증했다. 18개월 동안 이루어진 추적조사에서 카빅티는 ORR 98%로 압도적인 임상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환자의 80%는 sCR에 도달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빅티는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의 승인을 획득했다.

세 번째는 면역학적 반응이다. 박셀바이오는 한국거래소 공시에서 “1/2a상 임상에서 77.8%라는 높은 면역학적 반응률을 보이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주주공지문에서는 “Vax-DC를 투여받은 9명의 환자 중 77.8%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66.7%에서 임상적 이득율을 관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셀바이오가 직접 작성한 논문에는 “면역학적 반응률과 임상 반응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언급한다. 박셀바이오는 2017년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A phase I clinical study of autologous dendritic cell therapy in patients with relapsed or refractory multiple myeloma)을 학술지에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박셀바이오가 임상의 유효성 평가를 위해 사용한 IMWG 기준에는 면역학적 반응은 없다. IMWG는 다발성골수종 분야의 세계 권위자들이 정회원으로 가입돼있다. 한국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중 IMWG의 정회원으로 선출될 경우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공신력이 높다. IMWG가 만든 각종 다발성골수종 가이드라인은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서도 사용 중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수년 전에 종결된 Vax-DC/MM 임상1/2a상 연구에서는 면역학적 반응율(77.8%)과 임상적이 이득율(66.7%) 과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논문에 기재돼 있는 바와 같이 해당 임상에 ‘등록된 환자군이 이전에 중앙값 5회 이상의 많은 치료를 받았던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이고, 이러한 환자들은 많은 종양 부담(tumor burden)과 다양한 면역기전 회피 등이 있어서 면역치료제의 항 다발골수종 치료의 제한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에 치료를 많이 받았던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질환을 안정화하는 활동도가 있다는 점과 향후 면역조절제와 면역관문억제제와 병합치료를 통해서 Vax-DC/MM의 치료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점 그리고, Vax-DC의 안정성과 유의적인 치료효과를 보였음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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