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시총 1위 오른 ‘릴리’, 존슨앤존슨 제친 배경은?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일라이릴리(릴리)가 지난달 중순 시가시가총액(시총) 기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1위 자리를 견고히 하는 모양새다. 릴리는 20여 년 이상 관련 업계 부동의 시총 1위였던 미국 ‘존슨앤존슨’(J&J)과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2위 자리를 사수했던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노보)를 모두 제친 것이다. 비만과 치매 등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대되는 질환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릴리의 성장세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컴퍼니 마켓 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릴리의 시총은 4227억2000만 달러(한화 약 547조4197억원)로 전체 글로벌 기업 중 15위, 제약바이오 기업 중 1위에 올라 있다. 같은 날 존슨앤존슨(4155억 3000만 달러)과 노보(3614억달러)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은 2위와 3위로 내려 앉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 부동의 시총 1위였던 존슨앤존슨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릴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한 여파로 인해 시총 순위가 역전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존슨앤존슨의 시총은 지난 4월 15일 5173억9000만 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달 3일 4070억 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릴리의 시총은 지난 3월 11일(3001억 달러)에서 이날까지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 결과 양사의 시총은 5월 중순 이후 역전됐고, 릴리가 제약바이오기업 중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 4월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특허가 올 하반기 미국에서 만료되는 등을 이유로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존슨앤존슨의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존슨앤존슨에 따르면 모든 질환을 통틀어 지난해 기준 회사의 의약품 중 최대 매출 품목은 단연 스텔라라였다. 해당 제품은 97억 2300만 달러(한화 약 12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최대 매출 5위 내 품목으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79억7700만 달러),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제품군(41억4000만 달러) △림프종 치료제 ‘임브루비카’(37억984만 달러) △항응고제 ‘자렐토’(24억7300만 달러) 등이다.
매출 하락이 진행되거나 예상되는 품목은 앞서 언급한 스텔라라를 비롯한 임브루비카다. 임브루비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3.4% 감소했다. 이밖에도 존슨앤존슨이 보유한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가 2022년 매출이 17억7000만 달러로 전년(약 22억9700만 달러) 대비 23%가량 감소했다.
그럼에도 조세프 워크 존슨앤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매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존슨앤존슨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기기 부문에서 올 1분기 매출은 74억8000만 달러로 증권가 전망치(73억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설명도 내놓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위 제약 그룹인 존슨앤존슨의 의료기기 부문 매출은 비교적 고정적으로 유지되는 부분이다”며 “시장에서 제약 부문의 매출 전망에 더 무게를 두면서 시총이 최근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존슨액존슨의 의약부문 자회사인 얀센도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얀센은 자이티가의 후속작으로 ‘얼리다’(성분명 아파루타마이드)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연합 호주 등에서 두루 승인받았다. 얼리다의 2022년 매출은 18억8100만 달러로 전년(12억9100만 달러) 대비 45% 상승하며 선전했다.
지난 3월에는 B세포성숙항원(BCMA)을 타깃하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용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에 대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연합(EU)에서 승인받은 카빅티가 아시아 등으로 출시국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존슨앤존슨의 기존 대표 약물의 부진을 카빅티나 얼리다 등으로 대체하긴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허 만료후 시장 점유율면에서 오리지널이 뒷심을 발휘한다고 해도 최소 10% 안팎은 비중을 시밀러가 가져간다”며 “스텔라라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이 열리면서 회사의 매출 감소가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텔라라의 미국 시장 매출은 지난해 63억8800만 달러로 글로벌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릴리는 최근 3개월 동안 비만과 치매 등 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질환 분야에서 신약개발 소식을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초부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일제히 미국 내 마운자로에 대한 승인 심사 결론이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란 보도를 이어갔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제2형 당뇨병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신약이다.
회사 측은 자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노보의 대표적인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하는 추가 임상 3상(SURMOUNT-5)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약물의 허가 당시 데이터를 보면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효과는 최대 약 22%로 위고비(약 15%)보다 높게 분석된 바 있다. 릴리 측이 확실한 비교우위를 확보하겠다며 이 둘을 일대일로 직접 비교하는 연구를 시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릴리는 지난달 3일 치매 신약 후보 ‘도나네맙’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최대 35%라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유통되는 유일한 항체 기반 치매 치료제로 알려진 미국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27%)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미국 SVB 증권은 당시 도나네맙의 매출이 2030년경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치매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도나네맙을 보면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인지기능 개선과 별개로 부작용 위험이 비교적 크게 나왔었다. 실제로 허가돼 시판될지 무조건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미충족 수요를 위한 허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릴리가 환자군이 꾸준히 늘어나는 치매 와 같은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에서 성과로 관련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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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존슨앤존슨의 시총은 지난 4월 15일 5173억9000만 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달 3일 4070억 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릴리의 시총은 지난 3월 11일(3001억 달러)에서 이날까지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 결과 양사의 시총은 5월 중순 이후 역전됐고, 릴리가 제약바이오기업 중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 4월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특허가 올 하반기 미국에서 만료되는 등을 이유로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존슨앤존슨의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존슨앤존슨에 따르면 모든 질환을 통틀어 지난해 기준 회사의 의약품 중 최대 매출 품목은 단연 스텔라라였다. 해당 제품은 97억 2300만 달러(한화 약 12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최대 매출 5위 내 품목으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79억7700만 달러),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제품군(41억4000만 달러) △림프종 치료제 ‘임브루비카’(37억984만 달러) △항응고제 ‘자렐토’(24억7300만 달러) 등이다.
매출 하락이 진행되거나 예상되는 품목은 앞서 언급한 스텔라라를 비롯한 임브루비카다. 임브루비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3.4% 감소했다. 이밖에도 존슨앤존슨이 보유한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가 2022년 매출이 17억7000만 달러로 전년(약 22억9700만 달러) 대비 23%가량 감소했다.
그럼에도 조세프 워크 존슨앤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매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존슨앤존슨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기기 부문에서 올 1분기 매출은 74억8000만 달러로 증권가 전망치(73억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설명도 내놓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위 제약 그룹인 존슨앤존슨의 의료기기 부문 매출은 비교적 고정적으로 유지되는 부분이다”며 “시장에서 제약 부문의 매출 전망에 더 무게를 두면서 시총이 최근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존슨액존슨의 의약부문 자회사인 얀센도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얀센은 자이티가의 후속작으로 ‘얼리다’(성분명 아파루타마이드)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연합 호주 등에서 두루 승인받았다. 얼리다의 2022년 매출은 18억8100만 달러로 전년(12억9100만 달러) 대비 45% 상승하며 선전했다.
지난 3월에는 B세포성숙항원(BCMA)을 타깃하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용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에 대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연합(EU)에서 승인받은 카빅티가 아시아 등으로 출시국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존슨앤존슨의 기존 대표 약물의 부진을 카빅티나 얼리다 등으로 대체하긴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허 만료후 시장 점유율면에서 오리지널이 뒷심을 발휘한다고 해도 최소 10% 안팎은 비중을 시밀러가 가져간다”며 “스텔라라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이 열리면서 회사의 매출 감소가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텔라라의 미국 시장 매출은 지난해 63억8800만 달러로 글로벌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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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릴리는 최근 3개월 동안 비만과 치매 등 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질환 분야에서 신약개발 소식을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초부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일제히 미국 내 마운자로에 대한 승인 심사 결론이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란 보도를 이어갔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제2형 당뇨병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신약이다.
회사 측은 자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노보의 대표적인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하는 추가 임상 3상(SURMOUNT-5)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약물의 허가 당시 데이터를 보면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효과는 최대 약 22%로 위고비(약 15%)보다 높게 분석된 바 있다. 릴리 측이 확실한 비교우위를 확보하겠다며 이 둘을 일대일로 직접 비교하는 연구를 시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릴리는 지난달 3일 치매 신약 후보 ‘도나네맙’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최대 35%라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유통되는 유일한 항체 기반 치매 치료제로 알려진 미국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27%)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미국 SVB 증권은 당시 도나네맙의 매출이 2030년경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치매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도나네맙을 보면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인지기능 개선과 별개로 부작용 위험이 비교적 크게 나왔었다. 실제로 허가돼 시판될지 무조건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미충족 수요를 위한 허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릴리가 환자군이 꾸준히 늘어나는 치매 와 같은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에서 성과로 관련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