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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에 美 규제까지 호재로...조용히 웃는 셀트리온

등록 2022-09-15 오후 2: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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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O 매출 5% 불과, 美 바이오의약품 규제 영향 미미
    미국 내 직접 생산시설 확보도 적극 검토
    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바이오시밀러 매출 절대적인 셀트리온에 호재
    해외 매출 90%, 원·달러 환율 상승 반사이익도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발 바이오의약품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규제의 약형향에서 벗어나 오히려 핵심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호재를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 수혜까지 예상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정명령은 바이오의약품 등 바이오 분야 미국 내 제조·생산을 핵심 골자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설립 초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중심으로 했으나, 축적한 역량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이후에는 바이오시밀러가 핵심 사업군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여러 보도에서 셀트리온이 CMO 기업군으로 묶이면서 행정명령에 따른 악재 및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회사 측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MO 사업이 핵심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 대부분의 매출은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 매출이다. 전체 매출에서 CMO 매출이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467억원 중 제품 관련 서비스 등의 용역 매출은 약 5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에 불과하다. 또 셀트리온그룹은 국내 포함 전세계 다수 원료의약품(DS) 및 완제의약품(DP) 생산이 가능한 사이트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미국 내 직접 생산시설 확보도 적극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2공장.(사진=셀트리온)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바이오시밀러 전성시대 예고

미국 내 물가가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1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물가 안정을 위한 에너지 보안 및 기후 대응 투자, 최저 법인세율 15% 적용, 처방약 가격 개혁,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이 핵심이다. 특히 처방약 가격 개혁은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행정서명한 규제는 셀트리온에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인플레이션 보다 가격이 높은 의약품은 리베이트를 지불해야 한다. 또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는 2026년부터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약가협상을 하게 된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약가 협상 대상 의약품 제조사들은 자사 바이오의약품을 가격 협상에 참여시킬 것인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되도록 특허 전략을 변경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리지널 제조사는 약가협상을 통한 약가 인하보다는 20~30% 할인된 가격의 바이오시밀러를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도적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최근 7년동안 연평균 97% 성장해 유럽 등 여타 지역보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연매출 10억 달러를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 55개 이상이 10년 내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충분한 기회가 보장되는 셈이다. 여기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특화 전략으로 인터체인저블(대체가능)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오리지널과의 상호교환성 확보 임상을 통해 의사가 아닌 약사가 임의로 오리지널을 바이오시밀러로 교체 제조가 가능하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인터체인저블 임상 3상을 신청한 상태다. IRA에 향후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가 포함될 경우 오리지널 제조사에 더 큰 약가 인하 압력이 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고환율 반사이익, 수출 기업 셀트리온 수혜

최근 빠르게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 등 일부 바이오 기업들에게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연초 12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13일 1373원을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는 13년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특히 당분간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의 환차익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경우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경우 자체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제품들이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반면 생산시설은 한국에 있어 대부분의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공장설비)는 원화로 발생해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와 글로벌 케미컬 제품 등 일부 달러 기반에 수출 파트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다만 지속적인 환율 상승은 전방 산업 및 자체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시장 동향을 빠르게 분석해 철저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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