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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멥스젠 대표 “생체조직칩, 임상 패러다임 전환…동물실험 한계 극복”

등록 2025-01-08 오전 9: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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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인체의 생리적·병리적 환경을 칩 내부에 구현한 미세생리시스템은 동물실험 한계를 극복하고 임상 성공률을 높여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것입니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 (사진=멥스젠)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지난달 26일 이데일리와 만나 “3차원 생체조직칩을 이용하면 동물실험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신뢰성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멥스젠은 미세유체역학(microfluidics) 기술 기반으로 인간의 주요 장기내 세포 조직 구조와 기능을 미세 환경에 모사한 미세생리시스템(오가노이드 등 체외장기 모델) 플랫폼 ‘멥스-X’를 가지고 있다. 미세유체역학 및 미세와류 기술을 활용해 지질나노입자(LNP)를 생산하는 기술도 보유 중이다.

    미국은 의약품 및 임상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미세생리시스템을 활용한 생체조직칩 기술 활용을 인정하면서 동물 실험 없이도 약물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 역시 동물실험의 윤리성 등을 문제로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가노이드 등 체외장기 모델은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김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품화장품화장품법’에서는 최근 의약품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위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했던 동물실험 조항을 철폐하고 대체할 수 있는 비임상 시험의 예시 중 하나로 ‘생체조직칩(Organ-on-a-Chip) 및 미세생리시스템’을 명시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동물과 인간 종간의 차이를 줄이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기술 검증과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미국 FDA와 협력해 시작한 ‘TraCe MPS’(Translational Centers for Microphysiological Systems) 프로그램은 생체조직칩 개발과 규제 승인 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TraCe MPS 센터는 생체조직칩 검증 조건 마련 실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면서 규제 승인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 피부독성평가법 개발 및 표준화 연구 과제에 멥스젠의 생체조직칩과 오가노이드칩이 사용되고 있다. 멥스젠의 생체조직칩과 장기 조직 배양 자동화 장비 ‘프로멥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의약품 독성평가를 위한 미세생리시스템 제품화용 핵심소재 및 부품과 검증 기기 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그는 “생체조직칩 기술이 아직 널리 상용화 되지 못한 이유는 대량생산 및 모델의 일관된 완성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멥스는 3D 장기 조직 모델링을 위한 세포 주입, 세포 배양, 관류 형성 등 조직 장벽 배양 전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고 완성된 조직의 품질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고 말했다.

    프로멥스를 활용하면 세포 배양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높은 품질의 재현성 높은 장기 조직 모델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동물실험 대비 경쟁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원숭이의 경우 저렴하게는 600만원부터 일부 모델은 마리당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생체조직칩의 경우 이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연구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생체조직칩은 희귀 질환이나 동물 모델이 없는 경우 또는 사람만이 가진 단백질과 면역 시스템을 타깃으로 하는 약물 개발에서 강점을 발휘한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동물실험에서 성공했다 하더라도 10%도 안되는 임상 성공률을 미리 예측해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을 조기에 걸러낼 수 있는 스크리닝 도구로 활용될 수 있어 신약개발 과정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멥스젠의 미세생리시스템 플랫폼 프로멥스의 경우 제약사 뿐 아니라 CRO에서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김 대표는 “이미 미국 보스턴, 실리콘밸리, 아틀란타에 지사를 설립했고 다수의 디스트리뷰터들과도 판권을 체결했다”며 “대형 글로벌 CRO, CDMO 등과는 지속적으로 미팅하며 협업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 투자은행 쪽에서도 꾸준히 저희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멥스젠은 2020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티움바이오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시리즈B까지 총 18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어 올해 11월 207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390억원을 넘었다. 내년에는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25년 말 기술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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