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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협의’ 한마디에 급등…바이오텍 “경영활동” vs “시장 교란”

등록 2022-06-27 오전 8:23:45
    수년 동안 “기술수출 협의 중” 홍보만
    알테오젠 부진한 주식시장에서 37%↑
    “주가 부양 의도 없어, 기업경영 활동”
    정도의 길 걷는 알테오젠, 모범 보여야

이 기사는 2022년6월27일 8시23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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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바이오회사들의 기술수출 협의를 진행한다는 한마디에 주가 급등락이 십수 년간 반복되고 있다. 해당 홍보를 하는 회사 측은 “정상적인 기업의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러 악재가 터진 바이오의 인식 변화를 위해서라도 주가만을 위한 홍보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3개월 알테오젠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지난 16일 장 시장 직전 알테오젠(196170)은 공식 홈페이지에 “2022 바이오 USA 참가 성료...주요 잠재 파트너사들과 구체적인 협의 진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개최된 2022 바이오 USA에 참석했다”며 “현재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협의 중인 잠재 파트너사들과 매우 구체적인 내용으로 논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대면 미팅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도를 체감했으며 마일스톤 조건 논의 및 기업 실사 일정 협의가 진행됐다”며 “비공개 협약으로 인해 협의 중인 잠재 파트너사들의 명단을 공개할 수 없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진행 중인 라이선스 아웃 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홍보글을 그대로 담은 수십개의 기사들이 나왔고, 알테오젠의 주가는 급등세를 탔다. 24일 기준 알테오젠 주가는 6만3700원이다. 지난 15일 4만6250원과 대비해 7거래일 만에 37%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메크로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저점을 기록한 수치와 대조적이다.

바이오회사들은 “기술수출 협의 중”이라는 홍보를 관행적으로 해오고 있다. 셀리버리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2020년과 2021년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20년 기술수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 모두 주가는 단기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기술수출이 일어난 곳은 없다. 최근 알테오젠 이외에도 압타바이오, 유틸렉스, 유바이오로직스, 네오이뮨텍 등 ‘바이오 USA’에 참가한 다수의 회사가 기술수출을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자료 및 인터뷰를 쏟아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홍보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알테오젠에 대해선 정도의 길을 걸었던 만큼 충격이라는 극단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바이오회사 대표는 “이전에 기술수출 협의 중이라는 홍보로 주가 급등락을 반복한 작은 바이오텍은 업계에서 신경도 안 쓴다”며 “알테오젠은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에 외부 메시지 표출을 이런 식으로 하는 건 굉장히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선 알테오젠 사태라고 말할 정도로 핫한 이슈이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물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적어도 바이오회사가 투자자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위는 하면 안 된다고 본다”며 “기술수출이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홍보가 계속될 경우 시장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고, 바이오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안 좋아진다. 알테오젠도 이렇게 하는데 왜 PR을 적극적으로 안 하냐는 인식이 번질까 봐 우려된다. 시장과 업계 모두 인정받고 있는 회사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알테오젠 측은 그동안 성과를 주주들에게 알리는 정상적인 기업경영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주가와 관련된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일축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회사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리고자 했던 거다. 진짜 되고 있는 것만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며, 주가 부양책으로 한 건 아니다”며 “사실 전달을 한 다음 추후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지느냐는 다른 문제 같다. 계약 성과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실패를 안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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