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JW그룹이 신약개발에 승부수를 던진다. 최근 사의를 밝힌 박찬희 최고기술책임자(CTO)의 후임을 찾는 동시에 당장 그룹내 연구 총책은 내부 인력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대내외적으로 신약개발 성공 경험을 가진 인력을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약 성공 DNA’ 갖춘 새 CTO 찾는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강진석 신약연구센터장이 최근 최고연구책임자(CRO)로 승진했다. CRO는 기존에 JW중외제약(001060)에서 없던 보직이다. 강 센터장은 과거에는 CTO가 총괄했던 연구·개발·전략 중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신약연구 파트를 전담하면서 당분간 CTO 역할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JW그룹 전체의 R&D를 총괄하던 박찬희 CTO(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가 최근 사의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30년간 JW그룹 연구·개발(R&D) 전략의 중심 역할을 해 온 박 대표는 JW그룹이 자체 개발한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의 산파이기도 하다. JW그룹 관계자는 “아직 박찬희 CTO에 대한 인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박 CTO는 회사를 출근하지 않은 지 꽤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의를 표하면서 JW그룹도 후임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JW중외제약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CTO 인선 과정이 길어지는 가운데 얼마 전 강진석 센터장이 C레벨로 승진했다”며 “CRO는 내부 인력을 올려도 되지만 CTO는 회사의 개발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CTO 외부영입과 내부승진 사이에서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통 CTO는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 아래 기술도입 관리 및 R&D 방향성 수립 등 제약사 내부에서 R&D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CRO는 연구에 집중하며 실제 파이프라인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JW중외제약 역시 이와 비슷하게 역할과 책임을 설정했다면 신설 보직을 통해 신약연구에 가중치를 두면서 장기적인 그림을 그릴 책임자를 찾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인 헬릭스미스(084990) 창업주 김선영씨를 JW홀딩스의 R&BD 자문으로 영입한 것도 CTO가 공석인 상황에서 신약개발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는 JW그룹이 신임 CTO에게 신약개발로 성공한 경험을 요구하고 있어 인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JW그룹이 신임 CTO 후보를 추천받는다는 이야기는 수개월전부터 들었다”며 “신약개발에 성공해 시장에 출시한 경험,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한 경험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두 경험을 모두 지닌 인재풀이 크지 않아 CTO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JW그룹이 신임 CTO의 조건으로 임상 3상은 물론 4상 경험이 있는지를 함께 본다고 들었다”며 “사실상 JW그룹이 글로벌 제약사 출신을 원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 4상이란 신약이 시판된 이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의 장기 안전성과 효과를 지속 평가하는 단계다. JW그룹이 신임 CTO의 임상 4상 경험을 보겠다는 것은 신약 허가 경험을 넘어, 허가 이후 시장 반응과 실질적인 제품 성과까지 관리할 역량을 갖춘 실무형 CTO를 원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가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므로 ‘에파미뉴라드의 출시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견제약사 중 시총 하위권…신약개발로 돌파구 모색
JW중외제약은 연 매출 기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지만 시장에서 보는 가치는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JW중외제약의 연 매출은 7194억원으로 9위인 동국제약의 89% 수준인데, 시총은 동국제약의 58%에 불과하다.
이는 결국 시장에서 보는 JW중외제약의 신약개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출 상위 10위에 있는 다른 제약사들은 대부분 미국 머크(MSD), 얀센 등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수출을 하는 데 성공한 이력이 있거나, 자체 개발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및 한국 외 시장 출시 경험이 있다. 반면 JW중외제약은 2019년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의 계열사에 에파미뉴라드의 중화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기술수출했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는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제약사의 미래 성장성을 상징하는 신약개발 역량에 대한 기대가 낮으면 당장 실적이 탄탄하더라도 주가는 부스터를 달지 못한다. 이 때문에 JW그룹도 글로벌 빅파마로의 기술수출 성과를 내거나 임상 3상 종료를 앞둔 에파미뉴라드의 품목허가 및 시장 성공에 기여할 인물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선임될 CTO는 이외에도 JW그룹 내 R&D 조직간 역할을 조율하고 그룹 전체 R&D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아야 한다. JW그룹에서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이 여럿 포진해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교통정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JW그룹에서 신약개발전략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주요 조직은 JW중외제약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 JW중외제약 내 신약연구센터, JW홀딩스(096760)의 R&BD(연구·개발 및 사업화) 전략부서다. 이외 미국 R&D 자회사인 JW세리악과 같은 작은 조직들도 있다. JW신약(067290)은 사명과는 달리 병·의원급 대상 마케팅을 주로 담당하는 곳으로 R&D 역할은 크지 않다.
회사에 따르면 JW홀딩스의 R&BD 부서는 그룹 신약개발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C&C신약연구소는 STAT 단백질, 신약연구센터는 WNT 단백질 연구에 집중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CTO가 선임되고 JW그룹의 신약개발에 방향성이 정립되면 이경하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C&C신약연구소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찬희 CTO도 C&C신약연구소 소속으로 JW그룹의 CTO이자 C&C신약연구소의 대표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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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공 DNA’ 갖춘 새 CTO 찾는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강진석 신약연구센터장이 최근 최고연구책임자(CRO)로 승진했다. CRO는 기존에 JW중외제약(001060)에서 없던 보직이다. 강 센터장은 과거에는 CTO가 총괄했던 연구·개발·전략 중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신약연구 파트를 전담하면서 당분간 CTO 역할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JW그룹 전체의 R&D를 총괄하던 박찬희 CTO(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가 최근 사의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30년간 JW그룹 연구·개발(R&D) 전략의 중심 역할을 해 온 박 대표는 JW그룹이 자체 개발한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의 산파이기도 하다. JW그룹 관계자는 “아직 박찬희 CTO에 대한 인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박 CTO는 회사를 출근하지 않은 지 꽤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의를 표하면서 JW그룹도 후임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JW중외제약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CTO 인선 과정이 길어지는 가운데 얼마 전 강진석 센터장이 C레벨로 승진했다”며 “CRO는 내부 인력을 올려도 되지만 CTO는 회사의 개발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CTO 외부영입과 내부승진 사이에서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통 CTO는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 아래 기술도입 관리 및 R&D 방향성 수립 등 제약사 내부에서 R&D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CRO는 연구에 집중하며 실제 파이프라인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JW중외제약 역시 이와 비슷하게 역할과 책임을 설정했다면 신설 보직을 통해 신약연구에 가중치를 두면서 장기적인 그림을 그릴 책임자를 찾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인 헬릭스미스(084990) 창업주 김선영씨를 JW홀딩스의 R&BD 자문으로 영입한 것도 CTO가 공석인 상황에서 신약개발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는 JW그룹이 신임 CTO에게 신약개발로 성공한 경험을 요구하고 있어 인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JW그룹이 신임 CTO 후보를 추천받는다는 이야기는 수개월전부터 들었다”며 “신약개발에 성공해 시장에 출시한 경험,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한 경험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두 경험을 모두 지닌 인재풀이 크지 않아 CTO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JW그룹이 신임 CTO의 조건으로 임상 3상은 물론 4상 경험이 있는지를 함께 본다고 들었다”며 “사실상 JW그룹이 글로벌 제약사 출신을 원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 4상이란 신약이 시판된 이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의 장기 안전성과 효과를 지속 평가하는 단계다. JW그룹이 신임 CTO의 임상 4상 경험을 보겠다는 것은 신약 허가 경험을 넘어, 허가 이후 시장 반응과 실질적인 제품 성과까지 관리할 역량을 갖춘 실무형 CTO를 원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가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므로 ‘에파미뉴라드의 출시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견제약사 중 시총 하위권…신약개발로 돌파구 모색
JW중외제약은 연 매출 기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지만 시장에서 보는 가치는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JW중외제약의 연 매출은 7194억원으로 9위인 동국제약의 89% 수준인데, 시총은 동국제약의 5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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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국 시장에서 보는 JW중외제약의 신약개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출 상위 10위에 있는 다른 제약사들은 대부분 미국 머크(MSD), 얀센 등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수출을 하는 데 성공한 이력이 있거나, 자체 개발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및 한국 외 시장 출시 경험이 있다. 반면 JW중외제약은 2019년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의 계열사에 에파미뉴라드의 중화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기술수출했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는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제약사의 미래 성장성을 상징하는 신약개발 역량에 대한 기대가 낮으면 당장 실적이 탄탄하더라도 주가는 부스터를 달지 못한다. 이 때문에 JW그룹도 글로벌 빅파마로의 기술수출 성과를 내거나 임상 3상 종료를 앞둔 에파미뉴라드의 품목허가 및 시장 성공에 기여할 인물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선임될 CTO는 이외에도 JW그룹 내 R&D 조직간 역할을 조율하고 그룹 전체 R&D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아야 한다. JW그룹에서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이 여럿 포진해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교통정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JW그룹에서 신약개발전략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주요 조직은 JW중외제약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 JW중외제약 내 신약연구센터, JW홀딩스(096760)의 R&BD(연구·개발 및 사업화) 전략부서다. 이외 미국 R&D 자회사인 JW세리악과 같은 작은 조직들도 있다. JW신약(067290)은 사명과는 달리 병·의원급 대상 마케팅을 주로 담당하는 곳으로 R&D 역할은 크지 않다.
회사에 따르면 JW홀딩스의 R&BD 부서는 그룹 신약개발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C&C신약연구소는 STAT 단백질, 신약연구센터는 WNT 단백질 연구에 집중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CTO가 선임되고 JW그룹의 신약개발에 방향성이 정립되면 이경하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C&C신약연구소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찬희 CTO도 C&C신약연구소 소속으로 JW그룹의 CTO이자 C&C신약연구소의 대표이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