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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메디컬 사장 “빛으로 항암…암 치료의 다섯 번째 축 만들겠다”

등록 2025-10-10 오후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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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미 마에다(Minami Maeda) 라쿠텐메디컬 사장 인터뷰
    ‘알루미녹스’ 플랫폼, 항체에 빛 반응 염료 ‘IR700’ 결합해 항암
    ASP-1929, 日 성공 바탕으로 亞 공략…한국과 파트너링 모색

[요코하마(일본)=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우리 약(IR700)이 항체에 결합돼 종양세포를 찾아가면 적색 빛을 발사해 종양세포가 폭발하듯 사라진다. 우리는 단순히 새로운 항암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암 치료의 ‘다섯 번째 축’(the fifth pillar)을 세우고 있다.”

미나미 마에다 라쿠텐메디컬 사장은 9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자사의 기술을 소개했다. (사진=김새미 기자)
미나미 마에다(Minami Maeda) 라쿠텐메디컬 사장은 9일 오전 9시 일본 요코하마 TKP 가든 시티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라쿠텐메디컬은 광면역치료(photoimmunotherapy) 플랫폼 ‘알루미녹스’(Alluminox™)를 상용화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다.

알루미녹스 기술은 광(光) 활성 염료 ‘IR700’을 종양세포 표적 항체에 결합해 690나노미터(nm) 적색광을 조사함으로써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괴사시킨다. 약물인 IR700과 광원 의료장비를 결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에다 사장은 “이 플랫폼은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타깃 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면역계 활성화도 동시에 일으킨다”며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암을 치료하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QoL)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루미녹스의 핵심 구성요소인 IR700은 라쿠텐메디컬이 지난 2월 라이코 바이오사이언스(LI-COR Biosciences)로부터 지적재산권, 제조 기술, 마케팅 권리뿐 아니라 관련 데이터 일체를 인수한 애셋(asset)이다. IR700의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IR700은 수용성이며 독성이 낮고 690nm의 근적외선 파장에서 광활성되는 특성이 있다.

마에다 라쿠텐메디컬 사장이 알루미녹스 플랫폼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새미 기자)
근적외선이 690nm라면 체내 깊은 조직에는 빛이 제대로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마에다 사장은 바로 레이저 장비를 들고 시연에 나섰다. 그는 직접 레이저 장비를 들고 “이 장비는 약 1cm 깊이까지 빛이 침투할 수 있다”며 “그런데 만약 종양이 1cm보다 깊은 곳에 있다면 길이가 다양한 니들 카테터(needle catheter)를 활용한다. 가장 긴 것은 최대 20cm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쿠텐메디컬은 알루미녹스 플랫폼을 통해 세 가지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했다. 두경부암 치료제 ‘ASP-1929’, 고형암 치료제 ‘RM-1995’와 ‘RM-0256’ 등이다.

ASP-1929는 2020년 9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고 2021년 1월 상용화돼 누적 치료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라쿠텐메디컬은 ASP-1929의 적응증을 식도암, 위암, 부인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임상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RM-1995은 임상 1상 중이며, RM-0256은 내년 2분기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단 ASP-1929은 일본에서만 승인 받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라쿠텐메디컬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해 환자 412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내년 2분기 중간 결과 확인 후 2028년에는 FDA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ASP-1929의 일본 승인을 발판으로 진출할 수 있는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의 시장에 우선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승인만으로 진입할 수 없는 시장에는 임상 3상 완료 후 진출할 계획이다.

라쿠텐메디컬은 한국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혁신치료제 신속승인 제도를 통해 빠르게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링도 모색하고 있다. 라쿠텐메디컬은 해외 시장 진출 시 기술이전보다는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개발 형식을 선호하고 있다.

마에다 사장은 “한국의 규제기관도 혁신치료 가속화 움직임이 있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복수의 파트너와 협의 중”이라며 “한국의 벤처케피털(VC) 쿼드벤처스의 투자 지원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협력의향서(LOI) 사인을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은 아시아 내에서도 일본과 가깝고 의료 수준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한국에도 해당 치료법을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며, 한국 파트너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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